『송림정』(서울 잠실동)|조용필(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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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남해안 포구 생선횟집에 가면 속칭 「새꼬시」라는 이색메뉴가 눈길을 끈다. 새꼬시는 손바닥 크기 만한 바다고기 도다리의 새끼를 뼈까지 회를 쳐서 막장과 함께 상추에 싸먹는 생선회로 그 아삭아삭함과 씹을수록 우러나는 구수함과 텁텁함이 별미 중에 별미다.
동해안·남해안 포구의 별미인 새꼬시를 서울 잠실동 아시아 선수촌 건너편 속칭 먹자골목에 자리한 송림정(424-6634/5)에서 만날 수 있어 식도락가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나는 1주일에 한두 번 새꼬시를 간판메뉴로 내건 이 집을 찾는다.
송림정에 들어서면 우선 초대형 수족관이 눈길을 끄는데 이 집주인인 김영난씨(46)는 『도다리는 성격이 워낙 거칠어 양식이 불가능해 동해안과 남해안에서 매일 직송되는 자연산만을 사용한다』며 『하지만 도다리의 괴팍스러운(?) 성질을 달래기 위해 넓은 공간을 만들었다』고 수족관이 커진 이유를 설명한다.
주인 김씨가 송림정의 명예를 「싱싱한 자연산 생선회」에 건만큼 대형 수족관 설치에만 2천만원을 투자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자연산 새끼도다리를 된장·풋고추·참기름을 함께 섞은 막장에 찍어 먹는 맛을 어떻게 설명할까. 흔히 생선회하면 겨자·간장이나 고추장을 곁들이지만 새꼬시만큼은 막장이 제맛을 내준다.
동해안에서 직송해오는 자연산 광어·도미활어회와 산 새우(일명 오도리)도 이 집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
꿈틀거리는 새우의 껍질을 벗겨 초고추장에 푹 담갔다가 산채로 내놓은 오도리의 맛을 송림정 1호 메뉴로 꼽는 미식가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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