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고장에선] 광주 실업계고교에 신입생들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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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13곳에 이르는 실업계 고교가 취업과 진학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학과 특성화로 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식 교육에 나서고 교과관련 특기적성반을 운영, 진학률 높이기에도 힘쓰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이들 학교는 이공계 기피 풍조에도 불구하고 최근 끝난 2004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1백% 가까운 충원율을 보였다.

◆ 특성화교육=광주자연과학고 조리과학과는 내년도 신입생 모집(정원 30명)에서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5~30% 학생들이 상당수 지원했다. 2001년도 특성화 학과로 개설된 이후 매년 신입생 모집 때 3대1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 3년생들은 중앙과 지방 기능경기대회에서 대거 입상해 실력을 과시했다. 지난 10월 전국기능경기대회 요리부문에서 이 학교 김수용(18)군은 고교생으로는 이례적으로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이 학과 김견숙(여)교사는 "내년 2월 1회 졸업생들은 좋은 취업조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며 "이들이 머지않아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광주정보고의 연극영화영상과.서진여고의 간호과 등도 특성화 학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광주공고는 광주시가 광산업을 특성화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에 발맞춰 광정보기술과(70명)를 신설해 특성화에 나섰다. 또 전남여상은 애니메이션 학과를, 동일전자정보고는 피부미용과를 특성화학과로 육성하기로 했다.

한편 광주전자공고는 교사.학생들이 실제 기업체를 운영하는 학교 특성화 방안의 하나로 '학교기업(카 뷰티 샵)실험학교'지정을 추진 중이다. 조만간 교육부 인가가 나는대로 자동차 학과를 중심으로 중고차를 매입한 후 수리해 판매하고 일반 차체의 보수 도장도 실시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차량 정비와 판매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기능 뿐 아니라 회계 출납도 익혀 현장 적합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 학교 장복일 교감은 "교육과정과 산업 현장의 간격을 메워 적응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며 "학생.학부모들에게 실업계 교육의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산.학 협력강화=광주 실업계 고교는 학과별로 2~3명씩 모두 1백여명의 전문가들을 교육과정 편성.운영위원으로 위촉, 운영 중이다. 교과과정 편성부터 실험 실습 기자재 구입까지 교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광주전자공고.광주공고.전남공고 등은 삼성전자.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등 대기업 간부를 포함, 해당학교 출신 선배 기업체 사장들을 산학 겸임교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남여상은 그래픽디자인과.인터넷방송과.전자상거래과를 중심으로 한국산업디자인협회.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광주대 전자상거래연구센터.조선대 인터넷창업보육센터 등과 교류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들 학교는 진학기회 확대를 위해 광산업.정보기술.디자인 등 교과관련 특기 적성반을 운영하고 1학년 때부터 진학 상담활동을 전개키로 했다.

광주시교육청 장학사는 "실업계 고교들이 학교 발전계획 발표 대회로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고 실무중심으로 장학지도를 펴 다른 시.도와 달리 신입생 모집에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사진 = 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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