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사옥은 'CEO 학습코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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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카드 여의도 사옥은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 체험학습장으로도 유명하다. 정태영 대표가 현대카드 사옥을 직접 안내하며 현대카드의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설명하는 '투어'엔 참여자가 줄을 설 정도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굴지의 외국기업 CEO들이 임원들을 이끌고 자주 찾는다. 많을 때는 한 달에도 몇 건씩 투어 예약이 몰린다. 이번 달만해도 외국 기업 두곳이 바쁜 한국방문 일정을 쪼개 현대카드를 찾았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CEO들이 이렇게 시간을 들여 '남의 집' 구경을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대카드 사옥이 단순히 디자인만 뛰어난 건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옥에는 정대표의 독특한 경영철학이 곳곳에 숨어있다. 정대표가 현대카드 사옥에서 강연을 시작한 것은 이른바 '백문이 불여일견'때문. 현대카드의 디자인 경영이 알려지면서 정대표는 강연 요청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말로만 설명하기에는 항상 부족했다. 그래서 외부에서 강연을 하기보다 그의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회사로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그게 하나의 '투어'로 자리잡게 됐다는 것이다. 통상 11층 사장실 옆 접견실에서 시작하는 투어는 회의실과 대형 강당, 디자인 사무실을 거쳐 로비와 지하 구내식당으로 이어진다. 모두 크기와 모양은 각각이지만 언로가 탁트였다는 점에선 똑같은 공간들이다. 세계 일류기업인 GE그룹 금융부문인 GE머니의 아시아 지역 경영진 33명도 지난해말 여의도 사옥을 찾았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연계 마케팅 기법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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