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Q&A - 대상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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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두 바이러스가 원인...통증 유발
수포 형성된지 72시간내 치료를

Q 피부에 뭔가 빨갛게 돋았다. 두드러기인 줄 알고 이틀 정도 놔뒀는데 너무 아파 병원에 가보니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증상과 치료법을 알고 싶다.

A 피부질환은 대부분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두드러기도 마찬가지다. 통증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피부질환은 많지 않다. 피부종양을 제외하고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앓은 뒤 지각신경절에 잠재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하면서 생긴다.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 내려가 피부에 감염을 일으킨다.
대상포진은 외상ㆍ종양ㆍ감기몸살 등을 심하게 앓았을 때, 피로로 몸 상태가 나쁠 때 등 인체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잘 발생한다. 이 때문에 젊은층보다는 노인층에 흔하다. 그래서 그동안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요즘엔 20~30대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공해ㆍ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상포진은 한번 발생하면 재발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에 발진이 생기기 4~5일 전부터 피부신경절을 따라 보통 한쪽으로 통증ㆍ압통ㆍ감각이상이 발생한다. 가벼운 자극에도 피부가 예민하게 반응한다.
또한 두통ㆍ발열ㆍ권태감ㆍ전신피로ㆍ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상포진은 신경을 따라 띠 형태, 구진(피부에 돋아나는 발진)또는 수포(물집)가 뭉쳐진 모양으로 생긴다.
작은 물집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고름이 잡히고 농포(여드름처럼 고름이 차 있는 것)으로 변한 뒤 나중에 딱지가 생긴다. 딱지가 생겨나 완전히 없어지기까지 2~3주 걸린다.
피부 증상이 나타나기 수 일 전에 국소적으로 통증이 있을 수도 있다.
피부 증상이 발생하면 가급적 빨리 피부과를 찾아 진단ㆍ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통증 조절, 바이러스 확산 방지, 2차 세균감염 억제, 포진 후 합병증 예방 등을 위한 것이다. 수포가 형성된 지 72시간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치료를 촉진하고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통증치료가 잘 안 되거나, 발진 범위가 넓거나, 얼굴ㆍ머리 등 합병증을 잘 동반하는 곳에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때는 입원 치료를 해야할 때도 있다. 대상포진의 대표적인 합병증이 포진 후 신경통이다. 이 합병증은 비교적 흔하게 생기며 환자를 괴롭힌다. 특히 노인에게 잘 발생한다.
바이러스가 안면신경ㆍ청신경 등을 침범하면 심한 이통(귀에 생기는 통증)과 함께 안면마비ㆍ안구진탕증(눈을 심하게 떠는 증상)등이 생길 수 있다. 천골신경을 침범하면 소변을 보는 데 문제가 생기는 신경원성 방광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는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대상포진을 가볍게 생각하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따라서 가려움증이 심하거나 피부 염증이 생기면 피부과에서 빨리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김낙인
경희대 부속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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