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씨 대선출마 부인/측근통해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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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당서 교섭와도 응하지 않을 것”/주위 만류·여건 등 감안한 듯/“새한국당서 추대형식땐 사정달라” 시각도
가칭 새한국당의 후보로 대통령선거 출마설이 나돌던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이 불출마쪽으로 입장정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관계기사 3,7면>
김 회장은 25일밤 광주 전남대 경영대학원 초청간담회에서 연설을 통해 『TV대담에서도 정치참여는 않는다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신당으로부터 교섭을 받은 일도 없고 깊이 생각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그러나 『만약 정치에 참여하더라도 대권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는 하고 싶지 않으며 고난의 길을 가는 후배를 키우는 모범의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해 기회가 오면 정치를 하고 싶지만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측근인 대우그룹 서재경이사는 『김 회장은 신당에 후보로 추대하더라도 수락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김 회장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봐도 좋다』고 말했다.
정계 고위소식통은 26일 『김 회장이 출마의 뜻을 강하게 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주위에서 강력히 만류하고 여건도 맞지않아 포기할 것으로 보면 틀림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노태우대통령은 23일 김 회장을 만났을때 김 회장의 출마의사 표명에 강하게 부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그같은 분위기가 출마포기를 고려하게 된 결정적 배경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새한국당 내부도 김 회장의 만장일치 대선후보 희망과는 달리 찬반 양론으로 갈려 김 회장의 불출마 결심을 뒷받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찬의원은 『김 회장과 광주로 내려가기에 앞서 25일 오전 만났는데 출마가 어렵다는 쪽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새한국당에서 당론을 모아 후보로 영입하려할 경우 그동안의 김 회장 행보로 미루어 정치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 회장은 26일 오전 1박2일 일정으로 동경을 방문,일본 자동차사와 기술협력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출국에 앞서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회장이 기업인으로서 굳이 가야할 이유가 없는 광산 김씨 종친회에 참석했고 주가폭락 등 경영타격에도 불구하고 대우그룹이 사실상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김용환의원을 통해 신당영입의 분위기 조성을 계속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김 회장이 출마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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