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사진 집에 사로잡힌 일본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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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번역서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소설부문 1위에 오른 대니얼 키스의 작품과 누드사진집들이 돋보인다. 12월에 나올 마돈나의『Sex by MADONNA』(동붕사)가 서점을 통해 판매예약이 시작되면서 일본 출판계의 가을시장은 작년 11월에 발매돼 파문을 일으킨『SantaFe』에 이어 2년 연속 누드 사진 집이 휘저을 전망이다.
소설부문 1위인 이『24명의 빌리 밀리건』은 연속폭행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된 24중 인격을 소유한 청년에 대해서 국내에서도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된 1960년의 휴고 상 수상작인『Flowers for Algernon』의 작가가 그런 내용으로「어떤 다중인격자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딸려 있다. 키스는『24명…』의 북 캠페인을 위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2위『우월』은 에도 시대의 말단 수사관이 등장, 사건을 풀어나가는 8편의 단편모음집. 3위『부둥켜안고 싶어서』는 베트남 난민의 어려운 상황을 긴급 취재하기 위해 홀로 말레이시아로 날아간 여기자의 눈에 비친, 박해를 피해 신천지를 찾아온 난민에게 가해지는 현지인의 새로운 핍박을 묘사한 작품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직목상 수상작인 3위『우케쓰키』는 야구를 통해서 여러 가지 삶의 정경을 그려내는 재일 동포 작가의 연작 단편집이며, 역시 그의 작품인 8위『백추』는 일본의 고도 겸창 시대를 무대로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을 그린 장편.
5위『하얗고 긴 목도』는 의료사고를 가장한 살인사건이 일어나 실수를 저질렀다는 의심을 사게 되는 마취 의가 미녀 약제사의 도움으로 진상규명에 나서는 과정을 묘사해서 제38회 에도가와란포 상을 수상한 의학 미스터리.
6위『다리 없는 강』은 올해 90세를 맞이한 작가가 메이지 시대에서 다이쇼 시대의 나량분지를 무대로 이유 없는 차별에 대항해서 밝고 진지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린 인간의 존엄성을 부르짖은 불후의 명작을 20년만에 새로 가다듬은 내용.
7위『비즈니스 맨‥』은 베스트셀러인『비지니스맨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쓰는 30통의 편지』의 저자가 삶의 설계는 위험을 무릅쓴 일부터 시작하자며 인생의 활기와 살아가는 의미를 깊고 따뜻한 말로 엮은 내용.
9위「슈퍼토카치 살인사건』은 열차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건을 소재로 즐겨 다루는 작가의 신작으로, 살해된 남자가 갖고 있어야 할 열차 표가 없어져 형사들은 그 열차를 슈퍼토카치로 추정하고 타게 되나 또 다시 두 번째 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10위『단 한 명의 생환』은 6명의 동료와 함께 요트레이스에 참가했다가 거센 폭풍우에 조난 당해 27일간 바다와 싸운 끝에 단 혼자서 살아 돌아온 저자가 엮은 처절한 체험. 11위『학교친구』는 6학년 B반의 다섯 소년과 교사가 1년간 만든 학급일지로 일러스트레이션이 곁들여 있다.
비 소설부문 1위인「말굽버섯』은 91년 3월에 간행돼 연간 종합베스트 2위(1위는 미야자와 리에의 누드 사진집『Santa fe』에 오른『복숭아통조림공의 만화가가 무진장한 웃음에 너지를 담아서 펴낸 에세이.
2위『SURRENDER‥』와 10위『KIL ROYAL‥·』은 책값만 2만원이 넘는 여 배우 들의 누드 사진 집.
9위『오고야말 황금시대』는 탁월한 분석으로 90년대 중반에 일본의 쇠퇴가 시작된다며『해는 다시 진다-저 팬 파워의 한계』라는 책을 90년 봄에 펴내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영국인 저널리스트가 일본 부활에 대한 제언을 시도하는 내용.
12위『요괴화담』은 어렸을 적부터 귀신이 있다는 믿음을 갖고 그것을 그려온 요괴박사가 동서고금의 귀신들을 올 컬러로 묘사한다.
13위『맛있는 인간』은 아역여배우에서 대 스타로 성장하고 다시 가수와 수필가로 이름을 날린 저자가, 뛰어난 관찰력과 절묘한 유머·위트로 엮어 가는 교유록.
14위『일본형 리조트의 개발전략』은 앞으로 일본경제를 이끌어갈 원동력은 리조트 개발뿐이라는 전망아래 실제로 개발현장을 조사하고 일본형 리조트의 바람직한 개발형을 제시하는 내용.
박준영<북 포스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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