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우병·조류독감…방역 비상체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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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미국에서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소가 발견되면서 전 세계가 비상이 걸렸다. 우리 정부는 즉각 미국산 쇠고기와 육가공품 수입을 중단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일은 특히 조류독감.돼지 콜레라로 육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터져 충격을 더하면서 대처를 어렵게 하고 있다.

광우병은 무엇보다 인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초기 대응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미국산의 신규 수입 금지는 물론 이미 시중에 들어와 있는 물량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추적조사해야 한다. 특히 척추뼈나 내장 등 특정 위험부위는 전량 수거해 소각처분해야 하며, 미국산 쇠고기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과 관련 제품에 대한 점검도 필수적이다. 한우 역시 광우병 여부를 조사하고 감염원인으로 알려진 골육분이 사용되지 않도록 치밀한 관리와 집중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정부는 범정부 차원에서 인력 장비 지원을 해야 하며 관련 업계와 농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협조해야 한다.

수급 안정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미국은 국내 쇠고기 소비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광우병과 관련돼 영국.캐나다 등 23개국은 이미 수입이 금지된 상태라 대체수입이 가능한 축산 강국은 호주와 뉴질랜드뿐이라 물량 확보가 어렵다. 특히 연말연시와 설을 앞두고 수요는 늘어날 전망인데 비해 닭.오리에 대한 불안은 가시지 않아 자칫 한우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잇따른 재앙으로 피해를 볼 축산 농가와 유통.외식 등 관련 산업에 심각한 주름살이 가지 않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다.

한편 소비자들도 과도한 불안감과 공포심으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 돼지콜레라는 인체에 해가 없고, 닭.오리는 충분히 삶거나 고열을 가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정부도 철저한 방역과 관리 못지않게 정확하고 과학적인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