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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성탄절…테러說에 '공포의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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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과 유럽의 2003년 성탄 기간이 테러 공포로 얼룩졌다. 이라크에선 호텔에 대한 박격포 공격 등 유혈사태가 이어졌다.

프랑스 정부는 24일 테러 위협을 이유로 이날부터 이틀간 파리발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에어프랑스 여객기 여섯 편의 운항을 취소토록 긴급 명령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 대변인은 "미국 당국으로부터 튀니지인으로 추정되는 2~3명의 수상한 인물이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은 후 운항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LCI 방송은 "미국은 알카에다 테러분자가 문제의 에어프랑스 여객기에 탑승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미 당국이 알카에다가 다른 나라에서 비행기를 납치해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워싱턴.라스베이거스 등 인구밀집 지역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전역이 삼엄한 경계경비에 들어갔다. 로스앤젤레스 공항은 내년 1월 4일까지 승객들이 공항 건물 옆에 승용차를 주차시킨 뒤 타고 내리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최근 2년 이래 최고 수준의 테러경계 태세에 들어갔다고 짐 한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밝혔다.

이와 관련, 북미항공사령부(NORAD) 측은 미국과 캐나다의 전투기들이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 가능성을 우려해 북미 전지역을 대상으로 고도의 테러경계 태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는 공군에 경계령을 내렸으며 주요 시설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했으며 영국과 독일에선 미 대사관을 대상으로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스페인에선 이날 열차를 폭파하려던 바스크 분리주의 무장단체 ETA 단원 용의자 2명을 체포하고 폭탄 50kg을 압수해 테러를 차단했다고 앙헬 아세베스 내무장관이 밝혔다.

24일 밤 성탄 전야 미사가 있었던 바티칸에선 테러 위협으로 경비가 강화돼 1만여명의 순례객들은 미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금속탐지기를 통과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라크 주둔 연합군 사령부가 있는 바그다드의 '그린존'에선 25일 오전 6시20분부터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렸으며 총소리도 이어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앞서 24일 8시20분쯤 바그다드의 외국인들이 밀집한 셰러턴 호텔이 무장세력의 박격포 공격을 받았으나 포탄이 빗나가 사상자는 없었다.

이날 오전에는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이르빌의 내무부 청사가 트럭을 이용한 자살폭탄테러 공격을 받아 범인 1명 등 민간인 5명이 숨지고 1백1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 서쪽 사마라 인근에선 차량폭탄이 터져 미군 병사 3명이 숨졌다. 바그다드에서도 미군 제1기갑사단 소속 병사 1명이 사망했다.

채인택.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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