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마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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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인사들이 내년부터 대거 개인 마주(마주)로서 과천경마장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지난달 말 승부조작으로 호된 사회적 질타를 받은 한국마사회가 공정경마를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 것이 내년 8월로 예정된 개인 마주제의 전면적 실시.
마사회는 개인 마주제의 일 단계로 마주로 선정된 3백 80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까지 등록을 받았는데 97.6%인 3백 71명이 등록을 마쳤다.
이들을 직업별로 보면 교수 19명을 비롯, 전 현직 장 차관·국회의원 33명, 법조인·의사28명, 언론인14명, 기업체임원 54명 등 사회적으로 지명도 높은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정·관계인사로는 82년부터 9년 동안 마사회장을 역임한 이건영(국민)의원, 대한승마협회장 김광수(민자)의원을 비롯, 곽영달·민태구·강용식(이상민자) 박태영(민주)의원과, 박종률전 의원·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오자복 전 공군참모총장·권정달 전 민정당 사무총장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이수성 서울법대 교수·김덕중 서강대 교수, 강기원·이상혁 변호사 등이 학계·법조계에서 참가하고 있다.
기업인으로서는「윤씨 농방」의 윤미자씨, 선웨이 보일러로 유명한 박민선씨, 한덕생명 회장인 대한육상연맹 박정기 회장, 가구제조업체「파란들」회장인 대한 커누협회 신태호 회장, 삼성엔지니어링 안덕기 사장, 새한미디어 이영자 회장 등이 눈에 띈다.
이밖에 문화방송예술단사장 변웅전, SBS 프로덕션 사장 신영균, 탤런트 김희라·김영철, 작곡가 박춘석, 가수 최진희씨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다수 참가하고 있는데 프로바둑기사 조훈현씨는 등록과정에서 빠졌다. 이처럼 많은 저명인사들이 부정과 의혹으로 가득 찬 경마의 개인 마주로 선뜻 나선 것은 유럽·일본·홍콩 등 경마선진국에서의 유학이나 여행을 통해 마주가 사회적 신용도의 척도이자 저명인사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릇되고 있다.
개인 마주제 아래서는 마주의 자질이 경마의 성격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마사회는 저명인사들의 참여로 경마가 복마전(복마전)의 오명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건전 레저스포츠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사회는 등록을 마친 마주 들을 상대로 11월중 마주제 설명회를 가진 다음 내년 4월 1천 4백 50마리의 보유 마필을 분양할 예정인데 한 마리 당 가격은 3백만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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