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금리 11.25%P 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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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내 최대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가 대출 이자율을 대폭 내렸다. 이에 따라 다른 대부업체들의 금리 인하 '러시'가 예상된다.

11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러시앤캐시는 이날 대출 최고 금리를 연 66%에서 연 54.75%로 11.25%포인트 인하했다. 100만원을 빌릴 경우 1년에 이자를 최고 11만원 넘게 아낄 수 있게 된 셈이다. 업계 2위인 산와머니도 조만간 대출 최고금리를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등록 대부업체 이자율을 50%대로 낮추는 정부의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에 앞서 최고금리를 수정 적용한 것"이라며 "대출 원가를 더 낮춰 추가 금리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1, 2위인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의 시장점유율이 5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 대열에 참여하는 대부업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신용도가 괜찮은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주는 식으로 금리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하지만 자금조달 원가가 높은 중소업체는 금리를 낮추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부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정부가 대부업체의 허위.과장 광고 혐의를 조사하는 등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미리 몸조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연말로 예상되는 대부업법 개정안 시행에 앞서 자발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게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드라마 '쩐의 전쟁'으로 대부업체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대부업체의 금리 인하는 제2금융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할부금융업계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연 38% 수준으로 여기에 각종 취급수수료 등을 더하면 연 50% 수준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낮은 은행권과 대부업체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제2금융권의 영업 전략상 덩달아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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