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효과크다” 대량제조/북한의 생화학무기와 전쟁능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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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페스트균 1.8g 남한 무력화 생물/일부 포탄에 장전 즉각 사용가능 화학
북한은 최근 대규모 살상이 가능하고 염가생산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은 생·화학무기를 대량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북한이 체제위기시 단시간내 전선기습돌파를 위해 화학무기를 대량투발하고 전세가 불리할 때는 후방지역에도 선별적인 공격을 가해 한국에 극도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북한은 이들 화학무기로 정치·심리적 위협을 가하면서 대남 전략카드로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물무기실태◁
북한은 70년대부터 평남 성천군소재 지하에 대규모 세균연구소를 설치해 눈·피부에 손상을 주어 전투력을 마비시키는 화학·생물무기를 개발토록 하고 인근부대에서 쥐·염소·토끼 등을 이용,성능을 시험한 바 있다.
80년 5월에는 중국과 합작으로 일본 뇌염이 냉혈동물에서 월동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얻어내고 태국에서 코브라를 수입해 바이러스 개발에 착수했었다.
북한은 82∼83년 일본·구소련 등지에서 세균여과기 등 배양용기구를 도입하는 한편 84년에는 김일성의 동독 방문을 계기로 동독과 세균배양용 한천 2백t 생산설비 차관도입에 합의,강원도 문천에 한천공장을 건설했다.
또한 미생물 및 유전공학분야 전문요원 양성을 위해 구소련·체코 등 6개국에 2∼3년씩 총 40여명을 파견,교육시켰다.
그뒤 87년 중반에는 김정일 지시로 북한이 「17호」로 명명한 유행성출혈열 및 기타 세균연구를 위해 보건부산하 중앙위생방역연구소에 출혈열연구실,의학과학원 미생물연구소에 바이러스 예방약연구실을 설치했다.
북한은 80년대이후의 지속적인 생물무기 개발을 통해 당중앙생물연구소,예방군사의료부대,평북 정주소재 25호공장 등 3개소에서 탄저균·페스트균·콜레라·장티푸스 등 13종의 세균을 확보,세균생산 및 생물전수행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북한이 한국인구를 전멸 내지 무력화시키려고 할때 필요량은 페스트의 경우 1.8g,보트리늄균 4g,보트리늄균독소 4백g 등 극히 소량이면 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생물무기 생산능력은 문천 한천공장의 한천생산량이 2백t 규모고 세균배양에 2%의 한천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아 1t을 생산·비축할 수 있는 정도다.
전시에는 순천비날론 공장의 단백질 사료공장(30만t규모)과 아오지 화학공장의 단백질공장(1만t)에서 생물무기를 전문생산할 수 있고 용성 맥주공장과 혜산 맥주공장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다.
▷화학무기 실태◁
북한은 65년 인민무력부 직속의 국방과학원에 화학연구소(평양)를 신설하고 함흥과 강계 및 신의주에 화학분원연구소를 추가 설치한데 이어 총참모부에 화학국을 신설했다.
국방과학원 산하 이들 연구소에서는 구소련에서 사린과 타분 등 신경작용제를 비롯,각종 화학작용제를 도입해 연구·개발에 착수한 후 70년대초부터 일부 화학작용제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들 화학연구소는 70년대 중반부터 질산과 메탄올을 생산하고 있는 함북 아오지화학공장과 황산·페놀·포르말린을 생산하고 있는 청진화학공장 및 인삼염 생산공장인 함흥 2.8비날론공장을 비롯한 9개의 화학공장들에 혈액작용제인 염화시안과 최루작용제인 염화피크린 및 염화페놀,수포성 화학작용제 이페리트와 아담사이트 및 신경작용제인 소만·타분·사린 등을 생산토록 해왔다.
현재 북한의 이들 화학공장을 통한 화학작용제의 생산능력은 연 5천t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의 화학무기 저장소는 평양지역 황촌에 있는 중앙화학 보급소를 비롯,황해도 사리원·산음리(순안)·삼산동과 강원도 왕재봉 등 6개소가 있다.
각 저장소는 통상 10∼20동의 저장건물과 저장탱크 및 지하갱도 등으로 이뤄져 있고 수대의 화학탱크차량 및 제독차량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6개 저장소에는 약 1천t의 화학작용제가 비축돼 있는데 일부는 화학무기로 즉각 사용가능토록 포탄에 장전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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