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한국서 사회사업 독일인 슈미트케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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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40년간 한국을 위해 헌신해온 독일인 사회사업가 쿠르트 가를 슈미트케가 지난 11일 고향인 독일 부퍼탈시에서 간암으로 별세했다. 62세.

슈미트케는 1964년 독일의 가톨릭계 자선단체인 '아시아지구 학생장려 장학회' 소속으로 한국에 첫발을 디딘 뒤 한국의 산업기반 강화를 위해 실업교육기관이 필요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평생을 부산에 머물며 교육사업에 힘썼다.

65년 독일 정부의 지원으로 한독여자기술학교(현 한독문화여고)를 설립한 그는 73년까지 매년 수백명의 학생을 독일 산업연수생으로 보내 선진 기술을 익히며 외화도 벌 수 있는 길을 텄다. 76년엔 역시 독일 정부의 도움을 받아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학교 건물을 완공했고 이후 지리산 수련원.부설 유치원과 함께 부산독일문화원 등도 잇따라 세웠다.

슈미트케는 이 밖에도 부산혜성학교와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 설립에도 직.간접적으로 큰 기여를 했다. 슈미트케의 관심은 교육만이 아니었다. 그는 72년 9월 부산시 서구 구덕수원지 붕괴사고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자 독일 사회단체들의 지원을 이끌어내 아파트를 지어 2백여가구를 입주시켜 '무지개 마을'을 세우기도 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부산주재 독일명예영사'라는 직함을 얻었으며 한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목련장(74년)을, 독일 정부로부터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훈장인 1등 십자공로훈장을 받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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