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털어 이웃돕는 “불독”/무궁화봉사왕 뽑힌 도남수순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작년 6백20건 해결 5백68명 검거/“가족엔 미안해도 범죄없을때 보람”
『모든 영광은 동료들과 아내의 덕분입니다.』
지난 한햇동안 6백20건의 각종 사건을 해결하고 5백68명의 범인을 검거해 제47회 경찰의 날 대전·충남지역 무궁화봉사왕으로 선발된 도남수순경(32·대전 중부경찰서 형사계)은 수상소감을 통해 공을 동료·아내에게 돌렸다. 도 순경의 이 실적은 전국경찰관중 1위.
도 순경은 86년 9월6일 충남경찰국 형사기동대에서 첫발을 내디딘후 88년 잠시 대전시 유천1동 파추소에 근무한 것을 빼고는 줄곧 대전중부서 형사계 형사로만 근무해온 외곬 수사관.
「불독」이란 별명에 걸맞게 크고 작은 사건들을 집요하게 해결해온 도 순경은 사비를 털어 어려운 이웃이나 범죄자 가족들을 도와주고 있어 「참다운 민중의 지팡이」라는 칭송도 함께 받고 있다.
도 순경은 지난 6월 대전지역 폭력조직인 「양석이파」 행동대원 박모군(18)을 수배하던중 박군의 집을 방문,어머니 김씨(53)가 월 7만원의 사글세방에서 어렵게 사는 것을 보고 자신의 사비를 털어 김씨를 돕고 박군을 자수시키는 등 수사경찰관 이전에 정을 가진 인간으로서도 부끄럼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주위 동료들의 한결같은 의견들.
88년 4월29일 충남대 정문앞에서 대학생들이 던진 화염병에 오른쪽 다리를 맞고 3개월동안 병원신세를 진후 지금도 흐린날엔 통증이 와 경찰관 생활을 실감한다는 도 순경은 지난해 4월 발생한 대전시 목동 여대생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검거한 피의자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을땐 무척 회의를 느꼈다고 말했다.
고교시절 도민체전 태권도에서 1위,89년 경찰의 날 충남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던 도 순경은 태권도 5단으로 운동엔 어느 것이든 자신있다고.
40여만원의 박봉에도 노모를 모시고 부인 김영예씨(30)와 외아들 명수군(7)과 살고있는 도 순경은 바쁜 일과에 쫓겨 취미인 등산과 가족들과의 외식시간도 없지만 어려운 범죄사건이 자신에 의해 해결될때 편안한 이웃들이 늘어난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끼며 사는 경찰관이다.<대전=김현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