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30기 개발완료/대형항공기 시장 에어버스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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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1개 항공사서 2백70대 주문/아시아권 공략… 시장점유 49%
EC통합 추진 전부터 「하나의 유럽」을 상징해 온 에어버스사가 중장거리용 기종인 A330을 개발 완료함으로써 유럽∼미국간에 대형 민간항공기 시장 쟁탈전이 열기를 더할 전망이다.
에어버스는 일찍이 프랑스·독일·영국·스페인 4개국이 공동출자,부분품을 만들어 조립하는 범유럽 민간항공기 제작회사로 유럽재건을 열망하는 소속국가 정부의 각별한 지원아래 지난 10년간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에어버스는 수년전 미국 맥도널더글러스(MD)사를 따돌리고 보잉사 다음으로 항공기매출 세계 2위 자리(시장점유율 30%)에 뛰어 오른데 이어 지난 90년에는 69년 창사 이후 21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내기도 했다.
지난 14일(한국시간) 프랑스 툴루즈시 에어버스 본사에서 출고식을 가진 A330는 지난해 10월 완성된 A340과 한짝을 이루어 수요폭발에 예상되는 3백∼3백50석 규모의 대형항공기 시장을 노리고 있는 2000년대 전략기종이다.
에어버스 극동아시아지역 홍보책임자인 숀리씨는 『보잉과 MD가 우리의 경쟁기종으로 개발하고 있는 B777·MD11이 각각 한가지 모델뿐인데 비해 우리는 항속거리가 8천,1만3천㎞로 각각 차별화된 A330,A340 두 기종을 갖추게 돼 항로사정에 맞춰 항공사의 선택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A330,A340은 지난달말 현재 전세계 31개 항공사로부터 2백70대를 주문받아 보잉을 제치고 3백∼3백50석규모 신형항공기 주문량의 49%를 점유하고 있다.
이번에 완성된 A330에는 대한항공·삼성항공·대우정밀 등 국내 항공3사가 만든 부분품이 비행기동체 뒷부분에 들어가 있기도 하다.
에어버스와 한국과의 관계는 각별하다.
보잉이 세계 항공기시장을 독주하던 지난 75년 유럽지역 밖에서 처음으로 에어버스 여객기를 사 준(서울∼파리항공로 개설을 조건으로) 항공사가 바로 대한항공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판로가 전세계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일본이 미국정부의 강력한 견제 때문에 에어버스를 많이 사들이지 못하고 있는 형편에서 대한항공은 그 이후 아시아권에서 에어버스의 최대고객이 돼 왔다.<툴루즈시=홍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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