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예정지 현장을 가다] 8. 서대문 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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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전 서대문구 홍제동 유진상가 앞 홍은네거리. 구파발에서 도심으로 이어지는 의주로와 내부순환도로로 연결되는 세검정길 모두 길게 늘어선 출근길 차량 행렬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이수영(29.은평구 갈현동)씨는 "서북부에서 도심으로 진출하려는 차량들이 몰리는 데다 네거리 좌우에 홍은.홍제 진출입 램프가 있어 아침마다 교통지옥"이라고 푸념했다.

이 일대는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교통체증 지역으로 꼽힌다. 서대문구는 균형발전 촉진지구로 지정된 이 일대를 교통체계 개선에 최대 역점을 두고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10여년 전부터 논의되어온 유진상가 철거를 본격 추진하고 현재 건천(乾川)인 홍제천 복원 사업을 내년 말 시작할 방침이다.

또 주거중심형 뉴타운으로 개발될 남가좌동 일대는 불량노후 주택을 정비하고 학교.녹지 등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등 기존 재개발 구역과 연계한 체계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동훈(玄東勳) 서대문구청장은 "뉴타운과 균형발전촉진지구로 동시에 선정돼 서대문구 발전을 한층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유진상가 일대 교통체계가 정비되면 서대문구뿐 아니라 서울 서북권 교통 숨통이 트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은네거리 교통체계 개선에 초점=균형발전촉진지구인 홍제동 330 일대는 2010년까지 사업비 5백34억원(시비 지원 3백50억원)을 들여 교통체계를 개선하고, 유진상가를 철거해 대형 백화점.병원.도서관 등이 들어서는 상업.문화지구로 개발한다. 현재 5차로인 세검정길도 7차로로 확장한다. 유진상가 청과상들이 점유하다시피 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25m 폭의 상가 앞 이면도로는 6~8m로 줄어든다.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병목현상을 빚고 있는 홍은고가도 철거할 계획이다.

유진상가가 철거된 자리에는 대형 주차장을 조성하며 황폐화된 홍제천을 15m 폭으로 복원한다. 유진상가 부지의 30%가량은 수변공간으로 꾸며져 녹지가 확충된다. 서대문구 도시개발과 이규상 과장은 "유진상가 철거는 구의 숙원사업인 만큼 구민.상인들이 오랫동안 논의해왔다"며 "상인들도 지금 상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들어설 상업시설로 이주하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리모델링을 거쳐 현대식 시장으로 변신한 인왕시장을 중심으로 오피스텔.주상복합 건물.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을 건립, 지역 상권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학교.공원 등 기반시설 확충=남가좌동 248 일대 뉴타운 지역은 서울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암택지지구가 인접해 있는 데다 일부 지역은 재개발이 추진됐거나 추진 중이어서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게다가 간선도로망이 비교적 잘 조성돼 있어 사업 추진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구는 5백억~1천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지역 내 필요한 보조도로를 신설하고 공원과 학교 등 부족한 도시기반시설을 늘리기로 했다.

특히 인구 4만9천여명이 거주하는 사업지구에 초등학교가 한 군데도 없어 사업지구 중심부에 초등학교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곳곳에 어린이 공원이나 쌈지공원 등을 조성해 부족한 녹지를 확충하고 기존 아파트 단지 벽을 허물어 탁 트인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등 수준 높은 주거중심 뉴타운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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