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기도 남양주군|불암-수락산기슭 먹골배 풍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가까이 있는 사람의 고마움을 잘 모르는 이치는 자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경기도 남양주군의 수락산과 불암산은 『서울에서도 보인다』 또는 『언제든지 가볼 수 있는 곳이다』라는 이유로 제대접을 받지 못하고, 정작 가본 이도 의외로 적은 그런 곳이다. 한창 붉은 물이 오르고 있는 이들 산의 가을 풍경은 제철을 맞은 「먹골배」와 어울려 사람들의 「눈맛」과 「입맛」다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가을 주말의 한나절을 먹골배로 적셔가며 서울과 맞붙은 불암산이나 사람이 그리워 모든 봉우리를 서울로 향하고 있다는 수락산을 보듬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먹골배=예전 먹골(재 서울 묵동일대)에서 나는 배를 일컫는다. 배나무가 먹골 뿐 아니라 신내·중화동 일대로 퍼졌으나 주택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이제는 산지가 남양주군 별내면 일대와 구리시로 넘어간 상태. 먹골배라는 특별한 품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락산·불암산일대 산기슭에 위치한 배나무들은 나주배 등 지방의 유명한 배에 비해 빛깔은 다소 떨어지나 당도가 조금 높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현재는 삼육대학 뒤쪽 담터고개에서 덕송리·광전리를 거쳐 의정부와 경계인 청학리까지 이르는 길가와 워커힐에서 구리시까지 43번 국도변에 3백여개의 배과수원이 들어서 있다.
지난달부터 이들 과수원마다 도로변에 임시판매소를 설치, 배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지만 절정기는 이번 주말부터 2주 동안이다.
이곳 배의 품종은 크게 두가지인데 조생종인 「장십랑」은 다소 두꺼운 껍질에 맛은 달지만 씹을 때 다소 푸석푸석한 느낌이 있고 「신고」는 껍질이 얇고 크며 육질이 단단하고 물기가 많아 시원한 기분을 준다.
지금까지 장십랑을 위주로 판매됐으나 신고가 이번주말부터 본격 출하된다. 가격은 장십랑이 한상자에 1만5천∼2만5천원, 신고는 2만∼3만5천원선이며 일반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상자당 5천원 정도 싸다.
도로변 판매소 중에는 간혹 일반상인이 끼어 들어 상자아래에 하품을 까는 등 편법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별내면에서는 농협이 제공한 상자에 생산자의이름·전화번호가 인쇄돼있는 것을 사는 것이 속지 않는 방법이다.
◇불암·수락산=별내면쪽에서 올라가는 불암산의 등산코스는 담터고개 왼편 길에 있는 45번 버스 종점에서 시작되는데 형형색색의 암석과 절벽, 거기에 매달린 노송 등이 볼거리다.
등반도중에 신나때 창건된 고찰인 불암사와 만날 수 있으며 정상(5백70m에는 옛 산성터가 남아있다. 단풍으로 특히 유명한 수락산은 별내면 사무소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과 별내국교를 지나 청학리 수락산 유원지 입구에서 올라가는 길 등 두가지가 있다.
면사무소에서 올라갈 경우 신라 원광법사가 창건하고 약사여래불로 유명한 흥국사와 선조의 생부인 덕흥대원군묘를 볼 수 있으나 정상(6백30m)까지 다소 먼 것이 단점.
청학리쪽은 국사봉을 왼편으로 하고 수락산유원지와 마당바위·옥류폭포의 절경을 차례로 접할 수 있으며 사찰 내원암과 2백17계단을 거쳐 정상에 쉽게 오를 수 있다. 수락산정상에서 의정부시 망월전철역과 서울상계동으로 바로 내려갈 수 있어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이 길이 편하다.
◇교통편=태릉으로 가는 4차선길이 삼육대학에서 2차선으로 좁아져 병목현상을 빚고 구리시쪽의 연결도로도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 오전9∼11시 사이에는 극심한 병목현상을 빚는다.
이때문에 토요일 오후에는 일정이 좀 빡빡하고 일요일을 잡아 오전 일찍 가는 것이 좋다.
일반교통편은 서울의 경우 803번 좌석버스(종암동경유), 45번 시내버스(후암동발)가 담터고개를 지나 불암산 입구까지 운행하며 745번(남대문발) 좌석버스는 중말3거리까지,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35번 시내버스는 의정부까지 운행한다. 【이효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