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저가 항공사 왜 늘어나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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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처럼 저가 항공사의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항공산업의 환경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에요. 과거에는 항공사 설립은 정부의 엄격한 규제를 받아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항공 산업의 규제 완화와 항공 자유화(오픈 스카이) 정책이 확산하면서 다양한 수요에 맞는 항공사들이 생겨나게 된 겁니다. 항공 여행객이 다양해지면서 품위나 안락함보다는 실속을 중요시하는 손님들이 많아진 것이지요. 국내에서도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국내선 수요가 많이 주는 바람에 항공업계에서 저가 항공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가 항공사는 단독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형 항공사가 자회사로 운영하기도 합니다. 대한항공의 경우가 이에 해당하겠죠. 싱가포르항공은 타이거 에어웨이즈를, 타이항공은 녹에어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아메리칸항공의 아메리칸 이글스와 유나이티드항공의 테드도 이런 경우입니다. 호주의 퀀태스는 제트스타라는 저가 항공사를,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은 루프트한자 시티라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4년 저가 항공사 테드를 출범시킨 유나이티드항공의 글렌 틸턴 회장은 "미국 내 항공 시장의 35%를 저가 항공사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관광객을 타깃으로 하는 저가 항공사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테드는 유나이티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고, 공항 라운지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다른 저가 항공사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폈습니다. 테드와 유나이티드항공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 연결편까지 체크인과 짐도 부쳐준다네요. 유나이티드항공은 테드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대형 항공사가 저가 항공사를 운영하다 포기한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델타항공이 운항 3년 만에 저가 항공사 '송'을 접은 것이 대표적입니다.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랍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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