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박-윤 3인방 절대의존 대안 없는게 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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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롯데 투수전략>
롯데가 막강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 투타가 안정된 빙그레와 패권을 다투게됐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6게임을 통해 마운드의 우세가 경기의 승패를 가름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또 롯데는 강속구만이 상대타자를 옭아맬 수 있다는 사실과 어설픈 기교파 투수는 큰 경기에서 설자리가 없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롯데는 윤학길 염종석 박동희 등 우완 정통파 트리오에 의해 승리는 거뒀으나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롯데는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신예 염종석과 박동희가 나란히 완봉승을 거둔 것을 비롯, 해태와의 플레이오프전에서 거둔 3승중 염종석이 2승 1세이브를 올리고 윤학길이 1승을 보탰다.
그러나 총7명의 투수중 이들3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투수들은 원 포인트 릴리프 역할도 하지 못한 들러리에 지나지 않은 것이 롯데의 취약점이다.
롯데는 지난달 29일 해태와의 2차전에서 박동희가 난조를 보이자 2진급 투수로 바꾸며 경기를 포기, 잡는 경기와 버리는 경기의 선을 분명히 했다. 롯데는 이들 트리오중 한 명이 중반까지 1∼2점차의 리드를 지켜나갈 경우에는 나머지 두명 중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마무리 짓는 방법과 완투에 맡기는 철저한 3인방 야구를 펼쳤다.
팀타율 2할5푼8리의 롯데가 3할1푼1리의 해태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들 3명에 의한 로테이션이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롯데는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가 준플레이오프 및 플레이오프보다 더욱 유리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1승1패의 전략으로 이들 3인방을 교대로 투입할 경우 3승3패로 몰고 가 최종전에는 1, 2차전에 투입한 두명의 에이스를 마운드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거북한 상대로 꼽던 해태가 탈락했다고 해서 빙그레가 쉽게 한국시리즈를 제패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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