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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캠프서 꺼낸 또 다른 카드 'BBK 김경준 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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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은 5일 BBK라는 투자자문회사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회사였다는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BBK는 김경준씨를 대표로 2000년 초 설립된 회사다. 그러나 김씨는 그해 회사 돈 380억원을 빼낸 뒤 미국으로 도주해 주주들에게서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이 전 시장은 김씨와 함께 LK이뱅크라는 사이버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함께 사업을 한 일이 있는데 박 전 대표 측은 BBK와의 연관설까지 제기한 것이다.

박 전 대표 측 최경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 주간지의 '이명박 BBK X파일 진실의 문 열릴까'라는 기사를 인용하며 "김씨가 운영하던 BBK의 공동 대표가 이 전 시장이었다는 게 회사 정관을 통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피해자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이 전 시장이 관련 사실을 해명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당 검증위가 나서 밝혀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 과정에서 여성 재미교포 변호사 에리카 김의 이름도 거론했다. 에리카 김은 김경준씨의 누나로 이 전 시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시장이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명시된 2000년 11월 13일자 BBK 브로셔 사본과 BBK.LK이뱅크.e-뱅크 등 3개 회사 회장 직함이 적혀 있는 이 전 시장의 명함 복사본도 배포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측의 은진수 변호사는 "상법상 주식을 인수해야 발기인이 되는데 BBK 설립 당시 이 전 시장은 미국에 있었고, 주식을 인수한 적도 주식 대금을 납입한 적도 없다"며 "주간지의 보도는 사실과 달라 정정보도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도 "BBK와 이 전 시장은 무관하다"며 "지나간 사건을 다시 들먹거리는 것은 악의적인 '이명박 죽이기'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신용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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