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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라인 보살입상은 여자인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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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J-클래스 대전지역 초중생들이 지난 26일 김무환 부여군수를 인터뷰 하고 있다.

"S라인 몸매의 금동관세음보살입상은 여자인가요, 남자인가요?"(대전 은어송초5 이범순)

"보살입상 별명은 '미스 백제'지만, 실제론 신성(神性)이 느껴지도록 성별 없이 만들어졌죠. 여성스럽게 표현한 것은 친근함을 더하기 위해서고요."

지난달 26일 백제의 도읍지였던 충남 부여의 국립박물관 앞마당에선 학생기자단의 인터뷰가 벌어졌다. 초청 인물은 김무환(59) 부여군수. 중앙일보NIE연구소가 만든 논술 캠퍼스인 J-클래스(학원.공부방.교습소) 소속 대전지역 초.중생들이 인터뷰로 역사와 논술을 배우는 현장학습 풍경이다.

튀는 질문에 때론 당혹스러웠지만 김 군수는 백제를 알리기 위해 어린 기자들에게 성실히 답했다. 학생들은 사전에 준비한 질문을 김 군수에게 쏟아냈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기사문을 작성했다.

독특한 방식인 만큼 학생들은 적극적이었다. 이용욱(14.대전 삼천중1) 학생은 "정림사지 5층석탑엔 당나라 장군 소정방의 시가 있다는데, 그렇다면 당나라 탑 아닌가요?"란 질문을 던졌다. '백제 유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란 기사를 쓰기 위해서다. 김 군수는 "5층석탑은 부여 탑"이라고 단언한 뒤 "소정방이 백제 정복 뒤 전승 기념시를 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진지함은 국립부여박물관 내부에서도 이어졌다. 삼존불상이 취재 대상인 최예지(11.대전 내동초4)양은 "서산 마애 삼존불상은 빛과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게 특징인데, 화난 노파 얼굴이 빛이 비추면 수줍게 웃는 소녀가 된다"는 윤순정(48) 백제역사 해설가의 설명을 취재 수첩에 적었다.

현장학습을 마친 오영주(11.대전 샘머리초4)양은 "교실 수업은 지루했는데, 직접 수첩을 들고 다니며 배우니 정말 신난다"며 "군수님 인터뷰할 땐 긴장되면서도 즐거웠고,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윤석순(35) 지도강사는 "NIE 활동을 겸한 현장학습은 글쓰기와 주제 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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