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반응 조절물질BRM ″난치병 열쇠〃큰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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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의학계에 생체반응조절물질인 BRM(Biological Response Modifier)바람이 불고 있다. 전세계 첨단의학자들은 물론 제약회사들이 앞다퉈 뛰어들고있는 BRM연구는 지난 75년 미 국립 암 연구소의 연구진이 처음으로 제창, 80년대 이후 불붙기 시작한 첨단의학분야.
의학자들은 BRM이 암·에이즈·류머티스성관절염등 이제껏 불치 또는 난치병으로 알려진 질환을 푸는「열쇠」또는「의학혁명을 주도할 물질」이라며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의학에서 BRM연구의 현황과 앞으로의 방향」을 주제로 한 국제의학심포지엄이 22일 대한의학회 주최로 열렸다.
전문가들의 설명으로 BRM에 대해 알아본다.
◇BRM이란=생체반응조절물질의 약어로 이를 이용한 검사나 치료법등도 통틀어 일컫는다.
사람이 살아있는 생명과정이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일련의 계속된 생물학적 반응과정이라 할 수 있다.
경희대의대 최룡묵교수(소아과)는 『이런 인체의 생물학적반응과정에는 그 반응을 촉진 또는 억제하는 조절물질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BRM』이라고 설명했다.
질병은 인체의 여러 대사 기전중 이린 BRM이 부족하거나 너무 많아 생기는 현상. 따라서 질병의 치료는 부족한 BRM을 보충해주거나 과잉의BRM을 줄여줌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현황=현재 밝혀진 것으로는 인터페론·인털루킨·CSF(집락자극인자, 조혈과정에 작용)·TNF(종양괴사인자)등 수십 가지가 있으나 의학자들은 인체에 존재하는 BRM의 종류는 그 수를 알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보고 있다.
57년 처음 발견된 이래 현재임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있는 인터페론은 백혈병과 각종 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털루킨은 염증이나 열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또 적혈구 생성에 관여하는 EPO는 악성빈혈이나 재생불량성빈혈·암으로 인한 빈혈등의 치료에, G-CSF는 골수이식환자나 항암치료·방사선치료로 인해 생긴 백혈구 감소등에 사용돼 탁월한 효과를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BRM치료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BRM의 작용이 질환과 관련되는 생체반응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생체물질인 까닭에 부작용이 적다는 점이다.
한양대 의대 정태준교수(내과)는『의학계에 BRM의 도입으로 질병치료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며 종래 아스피린·페니실린 등 화학물질을 치료제로 사용하던 시대에서 생체물질을 치료제로 이용하는 생물학적 요법(Biotherapy)시대로 이행하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현재 개발된 BRM은 대부분 미·일의 제약회사들이 독점 개발, 생산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8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인털루킨-Ⅱ와 Ⅳ, Ⅵ을 유전공학적으로 합성해냈고 제일제당과 럭키 등이 인터페론을 생산, 국내판매와 함께 중동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90년부터는 BRM학회가 창립돼 1백80여명의 의학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나 외국제품을 임상에 적용해보는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문경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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