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로커스 김형순 사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로커스 김형순(42) 사장에게 지주회사는 하나의 소신이다. 김사장은 오래 전부터 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말 지주회사 로드맵까지 발표했다가 증권당국과 유권해석상의 이견으로 1년을 기다려야 했다.

결국 지난 15일 지주회사제를 도입했다.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로커스는 신규 유망사업 투자 및 포트폴리오 관리를 담당하고,새로 설립된 사업회사 로커스테크놀로지는 기존 주력사업이었던 콜센터 구축 및 모바일 인터넷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 이번 지주회사제 도입은 김형순 로커스 대표가 로커스테크놀로지의 지분 28%를 갖는 인적 분할 방식이었다.

로커스는 로커스 중국법인(법인명 LCI),콜센터 아웃소싱 업체인 TLC, 로커스모바일 등 인큐베이팅이 필요한 회사를 맡게 된다. 로커스테크놀로지는 로커스에서 떼어낸 콜센터 구축 및 모바일 인터넷 솔루션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오랫동안 지주회사를 준비했는데.

"지주회사 체제가 가장 완벽한 지배구조체제라고 보고 2년 전부터 임원들과 지주회사를 연구했다. 지주회사 출범으로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업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분할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고, 고객 및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뤄졌다."

-과거엔 작은 지분으로도 계열사 관리가 가능했는데 지주회사 체제에선 어렵지 않나.

"지주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회사의 지분을 상당히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 지분경쟁만으론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쉽게 노출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분관계가 명확해져 공격을 받았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오너의 역할이 중요한 벤처기업에서 지주회사제가 자칫 경영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우려는 없는가.

"반대라고 본다. 지주회사가 되면 모든 자회사에 전문경영인을 두어 효율적으로 책임경영제를 할 수 있다. 창업주인 나도 이젠 다른 쪽에 눈을 돌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신규 사업이나 해외 사업에 더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돼 로커스 그룹 전체로는 업무 효율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지주회사 도입 이후 역점을 두는 분야는.

"두 가지다. 하나는 주주가치를 높이는 주주위주의 책임경영이다. 다른 하나는 지주 회사와 사업회사가 자기 역할에 충실해지는 것이다. 출자회사는 자회사 관리를 투명하게 하고, 사업자회사는 철저하게 영업이익을 높이는 데 주력하게 된다."

-사업영역에 변화가 생기나.

"콜센터 .기업통신 사업과 모바일 장비.서비스 사업 두 가지를 그대로 가져간다.콜센터 구축사업의 경우 한국과 태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다. 중국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일단 한국.태국.중국 3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확실한 강자가 된 뒤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로커스가 장기적으로 지향하는 회사 모델은.

"21세기 롤모델(role model) 컴퍼니가 목표다. 지배구조.경영방식 등 모든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해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회사가 되자는 것이다."

로커스는 조만간 계열사의 이미지 통합(CI)작업을 통해 로커스그룹으로서의 일체감을 강화할 계획이다. 로커스는 지난해 7개 자회사와 함께 1천여억원(올해 매각한 플래너스 부문 제외)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