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와인에 빠진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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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프랑스 주류업계가 '고급화 전략'으로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최상류 부유층을 목표로 삼는 마케팅 전략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고급 주류의 중국 내 판매는 최근 들어 매년 60~70% 성장하고 있다.

세계 주류업계 2위인 페르노 리카르는 소매가 기준으로 병당 30달러 이상의 고급 제품으로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려 성공한 경우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연봉 1만 달러를 넘는 직장인이 지금은 인구의 1%를 간신히 넘지만 3년 안에 5%를 넘을 것이라는 자체 통계를 바탕으로 이러한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지난 5년 새 중국 내 매출이 위스키는 5배, 코냑은 3배로 늘었다. 이 회사의 파트릭 리카르 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 시장에서 몇 년간 '울트라 럭셔리' 전략을 고수한 결과 지금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병당 30달러를 훨씬 넘는 최고가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고급 주류업체인 모에 에네시도 중국 시장에서 샴페인과 코냑으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고급 술 가운데 특히 포도주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에선 보르도 5대 샤토(포도주 생산 농원)의 경우 현재는 중국 수출량이 전체 매출의 1% 정도지만 머지않아 이보다 서너 배 이상으로 늘어나 일본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에서 한 병에 수백 유로나 하는 최고급 포도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르도 5대 샤토 가운데 하나인 오브리옹의 판매담당 이사인 장필립 델마스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 이후 생산한 포도주를 중국에서 1000~1500유로(약 125만~187만원)의 고가에 내놓는데도 없어서 못 파는 정도"라고 밝혔다.

샤토 마고도 매년 시음회를 여는 등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인 중국 시장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서 프랑스산 고급 주류가 큰 인기를 누리자 가짜 제품 생산도 따라서 늘고 있다고 피가로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최근 프랑스 주류업계는 판매업자에게 빈 병을 반드시 수거하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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