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경험 vs 박근혜 노력 … 결과는 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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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은 무승부. 홍(준표).원(희룡).고(진화)도 약진했다."

29일 광주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첫 정책비전 대회의 사회를 맡은 엄길청(사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토론회가 끝난 뒤 이렇게 평가했다. '손에 잡히는 경제'(MBC 라디오) 등 경제전문 방송 프로그램을 20여 년간 진행해온 엄 교수는 토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엄 교수는 우선 이명박 후보의 토론 태도에 대해 "대기업 최고경영자의 경험에 바탕한 자신감이 넘쳐났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토론을 앞두고 열심히 공부한 흔적이 묻어났다"고 평했다. '경험' 대 '노력'의 대결이었다는 얘기다.

결국 엄 교수는 "두 후보 중 누가 더 잘했다고 할 수 없게 팽팽했다"고 무승부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많이 앞선 두 후보가 다른 세 후보를 배려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홍준표.원희룡.고진화 후보의 토론 태도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튀어 보려는 시도를 할 법도 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점잖은 태도로 임했다"는 설명이다.

엄 교수는 홍 후보에게 "검사 출신의 장점을 살려 일문일답 형식으로 상대를 압박한 게 빛났다"고 평가했다. 원 후보에 대해서는 "논리적이고 알찬 질문을 내놓은 게 돋보였다"고 했고, 고 후보에겐 "이 후보에 대한 공격 기회를 다 쓰자 다른 후보에게 묻는 형식을 빌려 이 후보를 공격하는 기지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토론 중에 다툼이 생길까 봐 가장 많이 걱정했다"며 "예상보다 한나라당 후보들 사이에 분위기가 좋더라"고 웃었다.

광주=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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