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3사 추석특집 차별화전략 눈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이번 추석에 각 TV에서는 성격이 다른 다채로운 특집을 방송할 예정이어서 시청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각 사가 준비한 10여종의 특집 중에서도 KBS의 뮤지컬, MBC의 다큐멘터리, SBS의 이색 리바이벌 드라마 등이 특히 눈길을 끈다.
KBS제1TV에서 11일 밤7시 방송하는『오유란전』은 판소리 열두마당 중「강릉 매화전」을 90분 짜리 뮤지컬로 꾸민 것으로 양반사회의 이중성을 흥겨운 춤과 노래로 한바탕 풀어헤쳐 보인다.
옛 한양 땅의 김생과 이생은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나 동문수학했으나 과거에서 김생은 급제하고 이생은 진사에 그쳤다. 평양감사로 부임한 김생은 주색에 빠져드는 자신을 입바른 소리로 나무라는 이생이 못마땅하다.
친구를 골탕먹이기로 한 감사가 관기 중 가장 예쁘고 총명한 오유란을 청상과부로 꾸며 이생에게 접근시키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관기 오유란 역에는 아역탤런트출신의 윤유선이, 김생과 이생으로는 중견 탤런트 현석과 민욱이 출연한다.
MBC-TV에서 10∼12일 오전8시부터 1시간씩 방영하는 3부작 다큐멘터리『뿌리를 찾아서』는 제일영상이 제작한 작품으로 한국의 예, 맛, 효라는 주제를 현대 한국인의 시각으로 새롭게 조명했다.
MC로 탤런트 배종옥양을 기용하고 매회 민속학자 심우성씨가 옛날 이야기를 하듯 구수한 언변으로 해설하는 이 작품은 현지 르포, 관계자 인터뷰, 중요 장면의 재현 등으로 구성돼있다.
1부『한국의 예』에서는 가정의례인 관·혼·상·제를 중심으로 각각의 전통과 현대의 모습·시각을 대비시킨다.
2부『한국의 맛』에서는 조상들의 구수하고 정성어린 손끝의 맛과 현대인의 인스턴트 음식문화를, 3부『한국의 효』에서는 한국가정에 시집 온지 23년째인 스미스 부인이 보는 효의 관념을 보여준다.
SBS-TV가 10, 11일 오후 7시에 선보이는 2부작『파란 눈의 며느리』는 지난 68년 TBC에서 방송해 장안의 인기를 모았던 유 호 원작·극본의 작품을 리바이벌 한 것이다.
유학간 아들이 미국여자와 결혼해 함께 귀국하면서 벌어지는 보수적 집안의 한바탕 소동을 웃음 나게 꾸몄다.
주인공인 신디 역에는 주한 미군인 아버지를 따라 2개월 전 한국에 온15세의 소녀 케이트 베일리양이 전격 발탁됐다.
베일리양은 우리말을 전혀 몰라 강도 높은 대사연습에 쩔쩔맸지만 연기소질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들로는『궁합이 맞습니다』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길용우가, 이들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완고한 아버지로는 중견 탤런트 김순철이 등장해 오지명·정혜선 등과 함께 코믹 연기를 보인다. <조현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