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제는… 4개월째/“범국민운동 뿌리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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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경찰 반말 줄고 이웃들 “먼저 인사”/총리부터 어린이까지 「자,이제는…」
경찰관의 반말과 불친절이 누그러졌고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서로 먼저 인사하기 새 풍속이 번진다.
6월1일부터 중앙일보가 시작한 기획연재 보도 「자,이제는…」이 3개월만에 새질서 세우기 범시민운동으로 전국에 확산되는 현상이다.
제주시에서 점화된 「자,이제는…」 실천은 전정부기관·지방자치단체에 요원의 불길처럼 번졌고 시민단체·기업에까지 자발적 참여로 파급되고 있다.
◇확산=제주시가 지난달 4일 보도내용중 18회분을 1차 실천사항으로 선정,연중 시민운동으로 벌여가기로 함으로써 「자,이제는…」 실천운동이 불지펴졌다.
이어 대한요식업 중앙회가 매월 11만부씩 발행하는 회보 「뚝배기」에 음식물 낭비 없애기 등을 게재키로 하고 대한항공도 「세계 관광지에 한글낙서」(6월20일 보도) 기사에 착안,직원·승객들을 대상으로 여행추태 추방운동에 나섰다.
경찰청은 「반말 안하기」운동을 15만 경찰에 지시했고 이후 일선 경찰서별 친절운동이 벌어졌다.
서울시는 산하 22개 구청과 5백16개 동사무소 민원실에 중앙일보 기사를 게시하고 집중적으로 실천해 나가도록 했으며 반상회보에는 매달 2회분의 내용도 소개키로 했다.
지난달 7일 정원식총리가 이 운동의 실천에 각계각층의 동참을 강조한 것을 계기로 운동은 전국 시·도·군·구로 번져나갔다.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회장 김수학)는 지난달 25일 전국 시·도 사무국장 회의를 열어 「자,이제는…」 실천방안을 논의하고 전국의 새마을운동 조직이 적극 참여키로 결정했다.
◇이색 아이디어=서울경찰청은 친절·봉사운동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1단계로 일선경찰서별로 경진대회를 실시한뒤 우수경관 부서에 특진·포상을 실시키로 했다.
또 서귀포경찰서는 제주 신라호텔에 민원담당직원 4명을 견학시켜 습득한 인사법 등 서비스 노하우를 전직원에게 교육시켰고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정문에 불편한 점 등을 묻는 6개항의 설문지를 비치,민원인들로부터 접수한뒤 드러난 문제점들을 고쳐나가기로 하는 등 전국의 경찰이 거듭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서울 강남교육청은 관내 국교 47곳,중학교 37곳의 학생에게 「줄서서 차례지키기」 등 7가지 내용을 초록·노랑 양면의 명함 크기만한 카드에 인쇄해 배포,실천과제를 잘 이행하는 학생에게는 초록색을 제시해 격려하고 그렇지 못한 학생에겐 「경고」의 의미로 노란색을 보여주도록 했다.
경남 창원시는 관내 공단의 기업체 근로자들이 팩시밀리로 신청한 각종 증명서 등을 등을 하루에 두번씩 기업체를 돌며 전달해주는 「움직이는 민원실」을 운영,큰 호응을 받고 있으며 경기 군포시는 「자,이제는…」 22개 실천사항을 선정,실천에 나서는 한편 공휴일 없는 민원실 운영·보건소 진료와 전철역 구내 민원중계실 운영으로 시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민참여=서울 개포4동 시영아파트 2천여가구 주민들은 기획연재를 계기로 「먼저 인사하기 운동」을 벌이는 등 이웃간의 벽허물기가 한창이고 서귀포시 정방동 주민들은 미화원들이 하던 거리청소를 주민들이 떠맡았다.
또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사랑방좌담회를 열어 실천을 다짐하고 행인들에게 연재물을 복사한 소책자를 나눠주며 줄서기를 호소하는 가두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 시민들의 투고도 잇따라 열차이용 승객의 예절(서울 목동·김수선씨),해수욕장의 나이트클럽 변태영업(인천·박주현씨),예비군 훈련장의 무질서(포항·고원학씨) 등 20여건이 접수됐다.<오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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