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스턴 시거 뉴스위크 한국판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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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중수교로 아주지역 군사대결 끝”/북한도 변화수용 개방노력 불가피
한국과 중국수교는 아시아 군사대결 시대의 종말을 가져왔으며 양국국교 정상화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개스턴 시거 전 미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조지워싱턴대 교수)가 뉴스위크 한국판 최신호에서 전망했다.
다음은 시거 전 차관보의 인터뷰 요약이다.<편집자주>
­한중 국교수립 결정은 아시아에서의 냉전종식을 뜻하는가.
▲이번 결정이 내포하고 있는 가장 큰 메시지는 무엇보다도 군사대결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며 지난 수년간 아시아에서 전개돼온 정상적인 사태발전의 일환이다. 관계정상화가 대결 축소와 안정증진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유익하다는 점을 양국이 다같이 인정한 셈이다.
­이번 조치가 북한으로 하여금 좀더 개방적으로 나가도록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북한을 더욱 호전적으로 만들어 핵무기 제조도 서슴지 않게 하는 반작용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수년간의 남북협상은 한반도가 점진적으로 더욱 개방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유엔가입과 비록 우리들이 원하는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 핵사찰 수락 등은 그들의 국제사회 참여확대 자세가 환영받고 있고 그러한 지속적인 수용태세가 그들이 취해야할 노선이라는 것을 시사해준다.
­지금까지 북한의 완고한 자세를 감안할때 그들이 과연 그런 메시지를 받아들일 것으로 볼 수 있겠는가.
▲요즘처럼 변모된 세계에 있어서 그들이 앞으로도 계속 하나의 고도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바로 서울과 북경간의 관계정상화가 이점을 분명하고 큰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해주고 있다. 폐쇄사회인 북한 지도부의 속마음을 알아내기는 어렵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북한이 그것을 위해 핵무기 제조의 방향으로 나갈 것 같지는 않다.
­일본의 입장은 어떻게 되겠는가.
▲상당히 안도감을 느낄 것이다. 동북아의 긴장완화는 그들에게 매우 유익하다.
­동북아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아시아국가들은 미국의 군사력이 축소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미 군사력이 축소되더라도 그들의 국익을 위태롭게 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지기를 바란다. 남북한간 경계선에는 아직도 군사적 긴장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은 특히 민감하다. 다른 아시아국들은 장차 일본 또는 중국의 군사력이 강화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그대로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
­이런 모든 사태전개가 한국에 어떠한 중요한 전기를 가져다 주리라고 생각하는가.
▲한국이 근래에 이룩한 매우 강력한 경제적 실체라는 점과 비교적 민주적이고 안정된 사회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한중간의 교역과 투자가 급증하리라고 예상한다. 지나친 낙관은 아닌지.
▲그동안 양국간의 교역량은 확대돼 금년에는 1백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양국의 경제 사이에는 자연스런 유대관계가 형성됐으며 이제 더욱 쉽게 발전할 소지를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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