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 임대아파트 미분양 계속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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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근로자들의 내집마련을 위해 지은 사원 임대아파트가 갈수록 안팔린다.
80년대말 노사분쟁이 쏟아질 때는 근로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 치솟는 집값·전세값으로 노사화합을 위해서는 기업도 나서서 종업원들의 내집마련을 도와야 한다더니 시간이 흐르고 경기도 나빠지면서 기업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31일 주택공사에 따르면 사원 임대아파트 사업을 첫 시행한 지난 90년에는 4천1백70가구를 지어 모두 기업들에 분양했으나 작년에는 4천2백18가구중 1천40가구가 안팔려 이를 근로자들에게 직접 분양하는 근로복지아파트로 돌려 겨우 분양을 마쳤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사정이 더 나빠져 지난 5월 경남 양산에 지은 사원임대아파트 6백90가구는 40가구만이 팔렸고 최근 서울 월계동에 짓고있는 2백70가구도 5가구만이 팔려 오는 9월3일부터 재분양에 나설 예정이나 상당수가 여전히 미분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사원임대아파트를 주공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을 경우 먼저 기업체(10인 이상의 상시종업원을 가진 제조·운수·청소업체)가 분양받아 이를 다시 무주택 종업원에게 임대해 주도록 돼있으나,주택값이 예컨대 주공 서울 월계지구의 경우 3천4백20만원(15평형 기준)으로 은행융자금(1천5백만원)·임대보증금(6백88만원)을 받는다해도 업체로서는 가구당 2천만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해 자금압박 때문에 이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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