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 LPGA 데뷔 후 5년 만의 '감격 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영(27)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입문 후 5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김영은 28일(한국시간) 뉴욕주 코닝의 코닝골프장(파72.6188야드)에서 열린 코닝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올랐다.

◇103개 대회만에 첫 우승=김영은 2003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이후 103개 대회 만에 처음 우승컵을 안았다. 폴라 크리머(미국).베스 베이더(미국)와 공동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영은 7번홀까지 4타를 줄이며 3타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8번(파4).9번홀(파4)에서 잇따라 1타씩을 잃어 선두 자리를 내준 이후 김영은 크리머.김미현과 진땀나는 게임을 펼쳤다. 김영에게 승리의 여신이 손짓을 한 것은 14번홀(파5). 김미현이 3.6m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3퍼트로 1타를 까먹었고 크리머는 4타만에 그린에 볼을 올리면서 보기로 홀아웃했다.

김영은 17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옆 60㎝에 떨어뜨리는 기염을 토하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미현은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크리머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김영은 "18번홀이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면서 "내가 우승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기쁘다"고 말했다.

◇우승과 지독하게 인연 없어=1999년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비롯해 국내에서 네 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강력한 인상을 남긴 경기가 없어 팬들에게는 '수많은 골퍼 중 한 명'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2003년 LPGA 투어 이후 김영은 메이저대회에서만 여섯 차례나 '톱 10'에 드는 등 정상급 기량을 지닌 선수로 평가받았으나 정작 우승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렇게 되자 후원사 신세계와는 더이상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 19만5000달러를 받은 김영은 시즌 상금이 32만8042달러로 늘어나 상금 랭킹 10위 이내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코닝 클래식 우승이 김영에게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고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부각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한편 코닝 클래식은 2005년 강지민, 2006년 한희원에 이어 3년 연속 한국 선수에게 우승컵을 안겨 준 '약속의 땅'이 됐다.

이지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