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치시대 열겠다”/민자/김영삼대표 총재로 선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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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도덕성 확립 한국병 치유”/노 대통령 명예총재­김종필대표
민자당은 28일 오후 서울 잠실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중앙상무위원회를 열고 김영삼대표를 제2대 당총재로 선출,김영삼총재체제를 공식 출범시켰다. 상무위(위원장 정재철)는 이날 개정된 당헌에 따라 노태우대통령을 명예총재로 추대하고 김 총재는 김종필최고위원을 당 대표로 지명했다.<관계기사 2,3면>
이에 따라 민자당은 「김영삼총재­김종필대표­박태준최고위원」의 단일지도체제로 전환하고 조만간 당정관계 재정립 및 대선체제 정비에 나서 김종필대선명예위원장·박태준위원장과 김윤환의원 등 5명 안팎의 부위원장으로 이루어지는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킬 계획이다.
김 총재는 이날 「변화의 시대를 연다」는 제목의 취임사에서 문민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후 『지금 우리 국민과 역사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제,『이 나라의 정치·경제·사회가 새롭게 변화하려면 강력한 정부와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현재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기강해이·황금만능주의·가치관의 혼란·과소비와 사치·계층 지역간 갈등·환경파괴 등 문제점들을 「한국병」이라고 진단하고 정치인 책임론을 편뒤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국민의 주름살을 펴주는 「생활정치」를 해내가야만 정치·경제·사회가 새롭게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지도자의 도덕성과 관련,『금력으로 권력을 만들 수 있고 권력으로 재산을 만들 수 있다는 두가지 악폐만은 기필코 뿌리뽑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강력한 지도력은 총구나 금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도덕성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특히 『오늘 우리사회의 병폐와 지역간 경제·사회적 불평등은 대부분 인사의 불공정때문』이라고 지적,『국민적 대화합을 이룩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인사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경제활동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규제와 간섭을 최대한 줄이는 「작은 정부」가 돼야 하며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통일문제와 관련,뜨거운 감정만으로 서두르지 않겠다고 통일정책의 내실화를 강조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등 인적교류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종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정권재창출을 위한 당원들의 단합을 호소한 뒤 앞으로 모든 당무를 서로 상의해 처리하고 당정일체를 이루어나가는 한편 당의 기강을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중앙상무위는 위원장에 정재철의원을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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