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위협 안 돼" … 미국도 의미 부여 안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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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교도(共同) 통신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25일 오후 북한이 이날 오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하지만 발사한 미사일의 사거리가 짧아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일본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언론들은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핵 실험 때에 비해 차분히 보도하는 가운데 이번 미사일 발사가 일본이나 한국에 대한 정치.군사적 견제용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NHK는 저녁 뉴스 시간에 첫 소식으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짧게 보도했다. NHK는 미사일의 사거리가 짧아 일본 안보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자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함께 전했다.

교도 통신은 "25일 오전 동해와 서해 두 곳을 향해 한 차례씩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통상 훈련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일본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일본을 견제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 신문은 방위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과거 북한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열리는 3월을 전후해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이번에는 시기가 다르다"며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추진에 대한 반발이거나 이날 이뤄진 한국의 이지스함 진수식에 맞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정례적인 훈련으로 보인다"며 짤막하게 평가했다.

유럽연합(EU)은 25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아시아 지역 안보에 더 큰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이 동아시아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크리스티안 호만 EU 대변인은 "EU 집행위는 회원국들과 함께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아시아 지역 내 상황을 불안정하게 할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정부나 언론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보도에 대해 25일 저녁까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만 "북한이 일본해(동해)를 향해 몇 기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신문사는 속보에서도 논평은 없이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에서 발사한 미사일 중 '노동' '대포동' 등의 탄도미사일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녕 기자,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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