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에 고인돌80기 더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강화도지역의 고인돌무덤(지우묘)을 실측 조사·연구한 보고서가 최근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이형구 박사(자료조사실장)에 의해 책으로 발간됐다.
지석묘는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묘 제의 하나로 가장 널리 알려진 강화도 지석묘는 일제시대이래 조사 및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나 실측 조사된 것은 극히 적었다. 이번 조사보고서는 실측되지 않았거나 새로 발견된 지석묘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분석을 담고있어 지석묘연구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계속된 조사에서 새롭게 발견된 지석묘는 모두 80기에 달한다. 이 가운데 44기는 북방 식,35기는 남방식으로 확인됐고 이밖에10여기는 형식을 알 수 없거나 이미 파괴 또는 매몰돼 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
조사의 가장 큰 성과는 지금까지 사적 제137호 지석묘가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고려산 능선 상에 1기만 세워졌던 것이 아니라 이 산 능선의 해발 20∼30m높이 대지 위에 일직선상으로 50여기의 지석묘가 더 세워져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새로 발견된 지석묘 군은 선사시대강화도 일대에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잘 짜여진 사회·경제적 구조와 함께 강력한 권력집단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새로운 사실은 강화도에 남방식이 거의 절반 가까이나 북방 식과 혼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지석묘의 놓인 방향이 모두 북방으로 돼 있고 그 연장선상이 옹률 반도와 한반도 서북지방, 심지어는 발해연안 동부 요동반도에까지 연결되고 있어 이들 북방지역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