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수교의정서 어떻게 다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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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외교관례상 효력·격에 큰차 없어/공동성명이 포괄적… 신축성 많아
24일 한중 양국의 외무장관이 수교에 합의하고 서명·교환할 문서가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으로 되자,수교의정서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중에는 의아해 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이번에는 성명만 발표하고 실제 수교의정서조인이나 발효는 늦어진다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외무부 관계자들은 『공동성명이나 의정서나 효력에 차이도,격의 차이도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외교문서에는 여러가지 격들이 층을 이루고 있지만 현대사회로 오면서 그 격식의 차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각국의 입장에 따라 외교문서의 이름을 정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미국의 양해각서의 경우 상원에 가져가지 않아도 돼 정부가 애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교의정서는 두개의 국가간의 수교를 공동으로 약속하고 서명,발효시키는 것으로 그 이름이 어떤 것이건 효력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외무부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중국은 미국과 수교때 상해공동성명을 통해 수교절차를 밟았고 일본 등 모든 외국과의 수교합의서를 「공동성명」형식으로 발표하고,발효시켜온 것이 전통적인 관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서에는 수교에 관한 사항만 기재하는 관행에 얽매이기 쉬우나 공동성명의 경우 포괄적인 양국의 합의사항을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훨씬 신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공동성명에서도 과거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정리하고,한반도의 평화적 통일과 핵문제의 해결 등 양국의 기본 정책에 대한 지지입장 표명도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이 그런 것이다.<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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