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 강제휴가/일 경기침체 가속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영업이익·설비투자 계속 감소세/오일쇼크후 최악… 기업 감량몸살
일본이 경기침체로 대형회사들이 문을 닫고 일시 유급휴가를 주는가 하면 소니 등 유명회사들 대부분이 이익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또 일 기업의 설비투자는 작년보다 줄어들고 증권시장은 긴급대책을 내놓아야 할 정도로 침체에 빠져 있다.
대형 가전업체인 히타치(일립)제작소는 19일 개발·설계·관리요원을 포함한 VTR부문의 이바라기현 공장 전종업원 2천2백명에 대해 다음달부터 1개월에 이틀간(토요일)의 유급휴가를 실시,공장라인을 일시 정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히타치의 이같은 조치는 음향·영상부문의 장기불황으로 늘어나는 재고를 조정하고 종업원에 대해 위기의식을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음향·영상·첨단기술분야의 불황으로 고전하는 가전업계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인원배치를 바꾸거나 감축을 한 적은 있었으나 히타치처럼 일시 귀휴조치를 취한 것은 74년 제1차 석유위기이후 처음이다.
일본의 경기침체를 반영하는 좋은 예가 일본의 전력사용량 감소다.
일본 전기사업연합회에 따르면 7월중 9개 전력회사의 대기업 산업용 전력사용실적은 2백20억1백만㎾/H로 전년동기보다 2.7%가 감소했다. 이로써 일본의 산업용 전력사용실적은 8개월 연속 전년 같은 기간 실적을 밑돌게 됐다.
한편 소니·파이오니아의 올 1·4분기(4∼6월) 영업실적도 전년보다 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영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소니는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37%,파이오니아는 50%가 각각 감소했다.
일본경제신문 조사에 따르면 올해 각 기업의 설비투자계획은 전년실적보다 4.0%가 감소했다. 일 기업의 설비투자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6년만이다.
또 일본의 주가는 이같은 경기전망의 불투명으로 89년 피크때보다 63%나 떨어져 당국이 긴급대책을 내놔야 했다. 그러나 18일 발표된 대장성의 긴급대책에도 불구하고 투자가들은 경기전망의 불투명때문에 신중한 자세를 보여 한때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3백41엔33전의 상승에 그쳤다.<동경=이석구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