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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도 '조강지처'가 낫다

중앙일보

입력

결혼을 앞둔 김 모 대리는 최근 무척이나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한 호텔식당에서 양가 상견례를 마치고 음식값을 지불하려 신용카드를 건냈는데 사용한도 초과로 결제가 거부된 것이다.

아차 싶었던 김 대리. 얼마전 은행에 다니는 친구의 부탁으로 할인혜택이 많다는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는데 한도가 예전에 사용하던 카드보다 대폭 줄어있었던 것. 부랴부랴 지갑을 뒤져 예전에 사용하던 카드를 찾았지만 새 카드를 받은 후에는 교통카드 기능이 겹친다는 이유로 지갑에서 빼 놓고 다녔다. 부모님 카드로 결제는 했지만 민망했던 기억은 지울 수 없었다.

다양한 혜택을 담은 신용카드 신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회원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이 뜨거워진 탓에 전업계 카드사 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은행에서도 막강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를 다수 출시하고 있다. 앞다퉈 나오는 카드상품은 각종 수수료 면제, 무이자할부, 교통요금 할인 등 이전에 없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눈이 어지러울 정도다.

이래저래 고객입장에서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서비스를 보면 새 카드를 발급받는 것이 맞는 것 같고, 꾸준히 사용해왔던 카드를 보면 쌓아뒀던 포인트가 아깝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신용카드를 바꾸려고 고심하는 사람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조강지처 카드를 만들어 VIP 대접을 받아라

김 모씨의 사례처럼 신용카드를 바꿀 경우 잃게되는 것들이 많다. 우선 카드를 바꾸기 위해 탈회를 하게되면 지금까지 쌓은 마일리지가 모두 날아간다. 기존에 쓰던 카드사에서는 내가 우량고객이지만 새로운 카드사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신규고객일 뿐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신용카드 사용한도다.

이 모씨의 경우 A카드를 3년간 사용하며 거래실적이 좋아 사용한도가 1000만원까지 적용되고 있는데 한달 전 발급받은 B카드에서는 총 한도가 100만원에 불과하다.

박 모씨의 경우 C카드를 2년간 사용했고 한도는 500만원인데 이번달 발급받은 D카드에서는 50만원 밖에 쓸 수 없다.

정 모씨의 경우도 신용카드를 바꾸며 한도가 대폭 축소된 경우다. 5년간 사용한 E카드에서는 한도가 1500만원에 현금서비스는 250만원까지 가능했는데 지난 3월 모 은행에서 나온 카드는 한도가 30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현금서비스는 아예 불가능하다.

특히 카드를 사용한 기간이 길고 연체 없이 성실하게 카드를 사용한 경우는 신용카드를 새로 바꾸는 것 보다 기존 카드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로열티가 높고 신용도가 우량한 고객들에게는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숨겨진 서비스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고객기준은 카드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통상 5년이상 월별로 꾸준한 사용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고객들이 대상이다.

카드사는 이들 고객들의 생일마다 꽃도 배달해 주고, VIP매거진도 발송해 주며, 우량고객만 별도로 초청하는 정기이벤트행사도 열어준다. 하지만 새로운 카드사에서는 이런 혜택들을 다 포기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신규고객인 만큼 현금서비스 금리, 수수료 등을 설정할 때 불이익을 볼 수 밖에 없다.

특히 롯데, LG, 삼성 등 전업계 카드사의 경우 우량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은행계 카드사보다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한 주로 사용하던 메인카드는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컨드 카드도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메인카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다고 다른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모두 외면할 필요는 없다. 본인의 생활패턴과 신용카드의 혜택을 일치시키는 카드가 가장 좋은데 완벽한 맞춤형 카드는 불가능한 만큼 메인카드는 한 장으로 유지하고 이를 보조해줄 보조카드는 두 장 정도 필수적으로 갖추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가 주는 다양한 혜택을 고려하면 새로 만든 카드 한 장만 메인카드로 쓰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이 때도 메인카드를 선정하는 것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되 메인카드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해주는 카드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여러장의 카드 가운데 전체적인 혜택이 좋은 것을 보조카드로 선택하는 오류다.

카드사는 목표고객군에 따라 서비스 영역이 크게 다른 카드를 개발한다. 통상 두가지로 분류되는데, 교통·쇼핑·외식·여행·주유 등 전반적인 혜택이 좋은 '올라운드 플레이어'와 이들 가운데 한 분야에 혜택이 집중된 '익스퍼트 플레이어'가 있다. 따라서 메인카드는 올라운드로, 보조카드는 익스퍼트 카드로 정하는 것이 좋다.

실예로 롯데카드의 경우 백화점, 마트, 극장 등 그룹 내 주요 유통ㆍ금융사들이 개별적으로 시행하고 있던 멤버십 제도를 통합했는데 메인카드로 적격이다. 외환은행이 '더 원'카드로 광범위한 서비스 혜택을 뭉친 것도 이런 범주에 들어간다.

삼성카드의 메인카드로는 '빅앤빅 아멕스 카드'가 있다. 사용금액대별로 포인트 적립률이 높아져 메인카드로 많이 사용할 경우 더 큰 포인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여러가지 할인과 함께 면세점, 해외이용시 포인트가 2~5배 적립되는 장점이 있다.

LG카드의 '하이패스 카드'는 자가운전족에게 적격이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요금정산을 위해 정차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다양한 제휴 할인혜택이 있어 사용처가 넓다는 평가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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