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이 몰려온다(NAFTA이후의 멕시코: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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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하루 한건꼴 투자… 미국이 90%/중남미 시장 교두보 겨냥/2위 일본 50억불… 자동차가 주종/유럽도 뒤질세라 적극 진출 채비
멕시코에 외국기업들이 몰려오고 있다.
멕시코 상공부 집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직접투자나 간접투자를 통해 멕시코에 진출하고 있는 기업은 하루 1개꼴을 넘어서고 있다.
외국기업의 멕시코진출은 카를로스 살리나스대통령의 시장개방 등 88년부터의 개혁정책후 시작되었으나 멕시코와 미·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NAFTA)이 거론되기 시작한 90년이후 러시를 이뤄왔다.
외국기업의 대멕시코투자는 89년 1백76억달러를 기록했으며 90년 2백15억달러로 약 25%가 늘었고 91년엔 2백90억달러로 30% 가까이 늘었다.
멕시코 진출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NAFTA 당사국인 미국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멕시코투자의 근 90%를 차지하며 자동차·전자·통신·기계 및 장비·종이·화학·시멘트·철강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NAFTA타결로 금융·증권·에너지·운송분야에 투자가 개방되면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GM 등 자동차3사와 AT&T·제니스전자 등은 멕시코투자에 앞장선 미국회사들이다.
60여개의 부품공장과 1백30여개의 하청공장을 갖고 있는 미국의 자동차회사들과 제니스 전자 등은 이번 협정으로 일본의 기업과 대결할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GM의 멕시코 현지법인 리처드 미로드사장은 말한다.
많은 미국기업들은 멕시코진출이 싼 인건비를 이용한 국제경쟁력 강화를 중시하지만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본사의 통제와 운송이 유리하고 결코 적지 않은 멕시코 자체시장과 중남미시장을 겨냥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많은 중남미국가들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할 의사를 갖고 있어 중간지대인 멕시코는 이 시장을 겨냥하는 교두보로 이용될 수 있다.
특히 중남미국가들이 과거 반미성향에서 자유경제정책으로 선회하며 외국투자를 유치하려고 하는 것은 미국에 큰 강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미국기업 간부는 많은 스페인계 인구를 갖고 있는 미국은 다른 나라보다 중남미시장 접근에 훨씬 큰 강점을 갖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같은 전략은 새로운 투자가 국경보세가공지역인 마킬라도라 산업지구에 집중되면서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중·남부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데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일본은 89년이후 모두 50억달러를 투자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대멕시코투자는 89년 13억달러에서 91년 21억달러로 증가하면서 건당 투자규모가 커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는 NAFTA로 인한 미주시장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한 방어적 투자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투자의 대부분은 제조업분야로 닛산·혼다 등 자동차산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유럽기업들은 아직 규모는 작지만 앞으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유럽기업들은 90년부터 투자를 본격화해 투자규모가 90년 8억8천만달러,91년 9억달러에 그치고 있으나 폴크스바겐과 바이에르약품 등 독일기업들이 94년까지 10억달러,2000년까지 40억달러투자를 계획하는 등 적극 투자채비를 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신발·의류,네덜란드는 원예·유지 등의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럽기업들은 멕시코진출을 이미 자신들의 근거가 있는 미국시장보다는 멕시코의 경제개방과 성장에 따른 멕시코의 시장확대를 겨냥하는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 멕시코 관리들의 분석이다.
가브리엘과 토레스 라미레즈 상무부 무역국장은 『외국기업의 멕시코 진출러시는 북미 자유무역협정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멕시코정부의 경제개혁이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과 투자개방 등 개혁이 없었다면 이같은 투자러시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멕시코는 90년대들어 세계최대의 투자대상지로 부상하며 내일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멕시코시티=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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