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총선 압승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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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신임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프랑스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이 대선에 이어 다음달 열릴 총선에서도 압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병 치유를 내건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집권 초기 힘을 실어 주자는 여론과 함께 지난주 구성한 새 내각이 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사회당의 부진도 한몫하고 있다.

◆ 조각 호평 총선으로 이어질 듯=21일 일간 르피가로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UMP는 전체 577석 가운데 365~415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15석일 경우 72%에 해당하며 365석만 해도 안정적인 과반 의석(63%)으로 현재의 359석보다 많다. 이처럼 UMP의 선전이 예상되는 이유는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주자는 여론이 압도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은 우파, 총리는 좌파인 이른바 '동거 내각'이 들어설 경우 자칫 추진력이 부족해 프랑스 유권자들이 바랐던 변화가 지지부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르코지의 1기 내각이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UMP가 순항하는 요인의 하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수아 피용이 이끄는 내각에 대한 만족도는 61%로 나타났다. 불만족이라는 응답(24%)보다 2.5배나 높은 수치다. 좌파 지지자들조차 만족(34%), 불만족(45%)에 큰 차이가 없었다.

사회당의 베르나르 쿠슈네르 기용이 호평(72% 만족)을 받았고 북아프리카 이민 2세인 라시다 다티의 법무장관 발탁, 대중적인 인기는 없지만 무난한 스타일인 피용의 총리 임명이 대체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첫 내각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총선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UMP의 약진은 바꿔 말해 사회당의 부진이기도 하다. 사회당은 이번 조사에서 137~153석을 얻는 데 그칠 전망이다. 당의 최대 위기 속에 치러졌다는 2002년 총선 수준에도 못 미친다. 현재 사회당은 149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세골렌 루아얄의 대선 실패 뒤 마땅한 당내 구심점 없이 선거전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다. 관리형 당수인 프랑수아 올랑드로는 표를 모을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더욱이 선거 패배 뒤 당내 갈등 양상이 밖으로 드러나면서 유권자들에게서 외면받고 있다.

총리는 다수당에서 나온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좌파인 사회당이 승리할 경우 동거내각이 가능하다. 미테랑 대통령 시절의 시라크.발라뒤르 총리, 시라크 대통령 시절의 조스팽 총리 등이 그 예다. 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극히 낮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 프랑스 총선 방식=프랑스 총선은 1차 투표에서 투표자의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올 경우 당선이 확정된다. 이때도 전체 선거인 명부 등록 유권자의 25% 이상의 표를 얻었을 때만 가능하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하며, 1차에서 유효 투표의 12.5% 이상을 얻은 후보자끼리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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