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비가 주식비 앞질렀다/통계청 발표 작년 도시가구 소비·지출내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자가용 늘어 공공교통비 감소/잡비 비중 커져 월평균 12만원
80년대 이후 소비패턴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한해한해 비교해보면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5년·10년단위로 묶어보면 그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소득수준의 상승으로 가계지출중 식료품비의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데 식료품비의 구성항목에 나타나는 변화는 훨씬 급격하다. 지난해 식료품에 지출된 돈중 주식비로 나간 것은 16.9%에 불과한 반면 외식비는 전체의 21.5%를 차지했다. 지난 80년 주식비가 전체 식료품비 가운데 35.2%,외식비가 3.7%였고 85년에도 주식비 28.1%,외식비 7.5%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이같은 주식비 비중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지난해 주식비비중은 기호식품비중(18.4%)에도 못미쳐 사상처음으로 식료품비의 구성항목 4개(주식·부식·기호식품·외식)중 가장 낮은 구성비를 차지했다.
교통·통신비도 변화가 커 지출자체가 는 것은 물론 자가용 급증으로 그 구성내용이 구조적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교통·통신비중 공공교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34.3%에 그친 반면,개인교통비는 46.1%를 차지했다. 지난 80년 공공교통비중이 전체의 81.1%,개인교통비는 1.9%에 불과했고 85년에도 공공교통비가 64.2%,개인교통비는 6.9%에 불과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불과 5년여 사이에 놀랍게 달라진 것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간한 「도시가계연보」에서 나타난 지난해 도시가구의 소비지출 내용을 살펴본다.
▲식료품=주식비의 비중 감소와 외식비의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특징. 쌀값은 한달에 평균 3만7천1백원이 들고 라면값으로 2천원을 쓴다. 한달평균 쇠고기값으로 쓰는 돈이 처음으로 1만원을 넘었고 돼지고기는 7천6백원어치를 샀다. 육가공품에 쓰는 돈도 만만치 않아 소시지·햄과 베어컨 등 기타 육가공품을 합치면 한달에 평균 6천원 꼴.
집에서 먹는 술값은 다 합해 한달평균 3천6백원꼴로 이중 맥주가 절반이상(1천9백원)을 차지하는데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외식비(5만5천3백원)중 술집에서 쓴 돈(팁은 포함되나 사업상 접대비는 제외된다)이 1만3천7백원이다. 외식의 대종은 역시 한식(2만1천6백원).
▲가구집기·가사용품 및 광열·수도=소모품중 지출금액이 비교적 많은 것은 세탁용세제(1천9백원),화장지(1천6백원) 정도.
수도료는 한달 평균 4천5백원,전기료는 1만4백원이 들며 연탄값은 7천2백원꼴.
▲피복·신발 및 보건의료=신사·숙녀복,아동복 등 겉옷류가 3만9천2백원꼴이고 신발값으론 8천6백원이 든다.
약값은 한달에 2만1천2백원이 드는데 이중 인삼·한약재가 1만2천5백원이며 영양제가 3천8백원으로 주종을 이룬다. 병원진료비·입원비 등 보건의료서비스에 지출된 돈은 한달에 1만9천4백원.
▲교육·교양·오락=교육비는 한달평균 6만7천3백원이 들었는데 이중 보충교육비가 2만8천4백원으로 단연 많다. 책값으로는 한달에 불과 3천1백원을 쓰며 잡지값은 2백원에 불과하다.
▲교통·통신 및 기타 소비지출=자가용 급증으로 개인 교통비가 크게 늘고 있다. 공공교통비는 버스값(1만2백원)이 많고 택시는 한달에 5천9백원꼴.
잡비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달평균 잡비로 나간 돈이 12만1천원(90년 9만7천1백원)으로 처음 10만원을 넘어섰고 이중 회비 및 기타 교제비(동창회 등 친목단체 회비와 노조비·사우회비 등 사회단체회비)가 5만6천8백원을 차지. 경조비로는 한달평균 1만6천8백원,교회·사찰 등 종교관계로 들어가는 돈은 1만2천5백원 꼴로 나타났다.<박태욱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