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적은 주가하락/면역인가… 체념인가/고객항의 줄고 당국도 담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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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깡통계좌 정리로 충격 감소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가하락에 대한 증시의 「면역성」도 강해지는 새로운 현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정책당국도,금융기관도,일반투자자도 주가하락을 접하고 이에 반응하는 태도가 자포자기의 일면도 없지 않으나 전에 비하면 크게 「성숙」되었다는 이야기다. 종합주가지수 5백선이 처음으로 위협받은 지난 4월 이후 증권사 객장엔 이렇다할 큰 동요가 없었고 정책당국도,예컨대 증시안정기금의 개입 등 5백선을 지키기 위한 특별한 조치를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으며,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들도 당국의 대응조처에 대한 별다른 기대없이 대우그룹의 신당창당설 등 정치적 변수에 의한 주가하락을 큰 동요없이 바라보는 분위기를 지키고 있다.
4일 오전 주가가 한때 5백선밑으로 떨어졌을때 재무부는 주요 국장회의를 소집하고 있었으나 주가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고 대신 최근의 실세금리 하락추세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의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가 장시간 계속됐었다. 또 주가 5백선이 이미 무너지고 난 뒤인 7일 공전을 거듭하는 국회때문에 투신사에 대한 특융의 조기집행을 위해 열렸던 당정협의도 애초부터 특별한 증시대책을 아예 의제로 삼지 않았고,이같은 회의결과가 알려진 뒤에도 다른 때와는 달리 증시는 특별한 「실망매물」을 쏟아내지 않았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주가가 5백선 근처에 오래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큰 충격이 없었는데다 기본적으로 당국이 부양책을 써봐야 증시를 받칠 수 없다는 인식이 이제는 널리 자리를 잡았으며 깡통계좌가 정리된 것도 충격을 줄이는 큰 요인이 됐다』며 『고객의 항의전화도 별로 없고 이같은 현상은 90년 등 주가 6백선이나 7백선이 깨질 당시의 객장 시위사태 등과 비교하면 큰 변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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