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독립공원 문연다/항일투사들 옥고·순국 현장 되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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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3년간 공사 오는 광복절 맞아 공개
일제 항일독립투사들의 옥고와 순국현장이던 옛 서대문형무소(광복후 서울구치소로 이름이 바뀜)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조성중인 서대문 독립공원이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이 공원은 87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옮겨가면서 서울시가 법무부로부터 이를 매입,85억원의 예산을 들여 88년 12월부터 조성공사를 시작,3년여만에 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역사교육장인 동시에 시민공원의 역할을 함께 하게될 이 공원은 3만여평 규모로 일제치하에서 고문받고 강제 옥살이를 해야했던 선열들의 고통의 자취가 그대로 재현된다.
1908년 경성감옥으로 문을 연 이후 37년여 민족의 한이 서린 건물중 나중에 지어진 89동의 서울구치소 건물은 철거되고 일제시대부터 있었던 9,10,11,12,13동의 붉은 벽돌 2층 옥사와 나병환자수용소·사형장·보안과 건물 등은 당시 모습대로 남겨져 있다.
특히 91년 발굴작업을 통해 보안과 건물·구치소담장 사이에서 1920년 10월 유관순열사가 고문끝에 숨져간 옛 지하 여자옥사 위치를 확인,이곳에 나무로 된 움집형태의 건물을 복원해 대형유리를 씌워 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하 1m75㎝에 설치된 전체넓이 26평규모(8.8m×9.8m)의 적벽돌로 된 여자옥사에는 사방 1m도 안되는 지하감방 4개가 있어 당시 일제의 악랄한 만행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는 또 80년 파고다공원정비때 철거,삼청공원에 방치돼 왔던 3·1독립선언기념탑도 제자리를 잡고 개장일을 기다리고 있다.
당시 사무실·고문장소로 쓰이던 보안과 건물은 전시실로 만들어져 지하에는 감방·이발소·목욕탕 및 각종 형구가,지상1·2층에는 일제침략사 및 항일투쟁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실이 고증을 거쳐 설치되고 있다.
사형장뒤 시체를 실어내던 지하토굴도 40m 가량 최근 복원됐다.
서울시는 당초 이곳을 전면 개방할 계획이었으나 건물이 워낙 낡아 보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져 초·중·고교생들의 단체관람 등 특별한 경우에만 개방키로 했다.<정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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