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기 맑고 걷기 좋은 길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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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 내 메타세쿼이아 길. 2005년 개방된 이래 평일에도 평균 1000명 이상의 시민이 걷기 위해 찾아온다. 2㎞ 구간에 15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전형철 기자

서울시가 본지의 워크홀릭(walkholic) 사업에 본격적으로 동참한다.

오세훈 시장은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걷기를 서울시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실별로 따로 추진되던 걷기 관련 사업들을 총괄할 특별팀(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지방자치단체가 보행 인프라 구축을 위해 별도 특별팀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

특별팀을 이끄는 목영만 맑은서울 추진본부장은 "그동안 단발적으로 이뤄지던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사업을 앞으로는 더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대기질 개선'과 '도시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걷기 사업을 체계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공기가 맑고, 거리가 아름다워야 시민들이 걷기에 나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공기가 맑아야 걷는다"=닭고기 도매업을 하는 송승용(33.서울 중화동)씨는 자신의 1t 경유 화물차(2000년식)가 매연을 내뿜는 게 늘 찜찜했다. 2005년에는 단속에 적발된 적도 있다. 하지만 올해 초 서울시로부터 100만원을 지원받아 화물차에 매연 저감장치를 부착한 이후 걱정이 사라졌다.

서울시는 이처럼 경유차량에 매연 저감장치를 부착해 매연을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시민들이 편하게 도심을 걸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2만9715대의 경유차가 저감장치를 부착했고 올해는 1만1217대가 저감장치를 달게 된다.

서울의 시내버스를 미세먼지 배출이 거의 없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로 모두 교체하는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4월 말 현재 7776대 중 3780대가 CNG 버스로 바뀌었다.

김윤용 맑은서울 관리담당관은 "서울의 공기를 맑게 개선해 시민들이 걱정 없이 걷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길이 편해야 걷는다"=시민들은 걷고 싶어도 골목길을 뒤덮은 주차 차량이 걸림돌이다. 서울시는 단독주택 담장을 허무는 그린파킹 사업을 통해 골목길을 걷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

서울 고척2동의 이용훈(50)씨는 2005년 서울시로부터 600만원을 지원받아 집의 담을 허물었다. 이웃들도 그린파킹 사업에 동참해 현재 이 일대 단독주택 70여 채 중 60채 이상이 담을 없앴다. 이씨는 "담을 허무니 주민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멋진 골목길이 생겼다"고 말했다.

거리를 멋지게 만들면 시민들은 그 길을 걷고 싶어진다. 디자인서울 총괄본부는 서울 거리 곳곳을 새로 디자인해 걷기 좋은 길로 바꿀 계획이다.

예컨대 상암동 하늘공원 옆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서울 시내에서도 전원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울시는 메타세쿼이아 1500그루를 2㎞ 구간에 심어 시민들이 걷기 좋게 만들었다.

권영걸 본부장은 "도로 안내판.가로등.게시판 등도 통합하고 디자인을 개선해 시민들이 걷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준봉.이수기 기자
사진=전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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