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최성국 월드스타 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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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 놀라운 10번 선수는 '태극전사(Taeguk Warriors)'공격진의 핵이다. 그는 항상 명석하고 창조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앞으로 몇 년간 꼭 지켜봐야 할 선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20.울산 현대)에 대해 내린 평가다. FIFA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20세 이하)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16강 진출 팀을 중심으로 '대회를 빛낸 선수들'14명을 뽑았다. FIFA는 이들을 '세계대회에서 곧 두각을 나타낼 선수들'이라고 표현했다.

이르면 2006 독일월드컵의 주역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성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런 찬사에 값할 만한 능력을 보여줬다. 능란한 드리블과 빠른 발이 돋보였다. 일본과의 16강전에서 전반 38분 이종민의 크로스에 살짝 발을 갖다 대 골키퍼의 키를 넘기며 따낸 골은 다른 선수들이 쉽게 흉내낼 수 없는 멋진 '작품'이었다.

사실 최성국의 실력은 이미 청소년 수준을 넘어서 있다. 그는 올림픽팀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A팀에서도 공격 선봉장을 맡고 있다. 이른바 '트리플 에이스'다. 그러나 이런 점들이 오히려 본인에게는 '독'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최성국은 1차전인 독일전에서 뛰지 못했다. 박성화 감독이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분노했다. 그는 라커룸에서 박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릴 때 귀에 헤드폰을 꽂고 있었다. 인터뷰 중인 동료를 향해 "야, 야, 빨리 끝내고 가자"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다음날 사과하긴 했지만 팀 분위기는 한동안 뒤숭숭했다.

최성국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선수'가 되려면 '내가 최고'라는 자만심을 버리고 팀과 동료를 배려하는 큰 마음을 갖는 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14인의 스타'에는 스페인의 중원 사령관 이니에스타, 한국전에서 페널티킥 2골을 넣은 미국의 에드 존슨, 브라질 수비수 다니엘 등이 포함됐다. 일본은 8강에 올랐지만 해당 선수가 없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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