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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 시험 횡포, 당하고만 있을 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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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첫 번째는 지난해 11월 중순 숙명여대에서였다. 당일 시험장에 가서야 시험 취소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대해 시행자인 한.미교육위원단에 항의하자 이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미국 ETS 본사에 e-메일로 항의했으나 결과는 석 달이 지난 후 응시료를 환불받은 것이 고작이었다. 올해 입시에 토플 점수가 필요하기에 다시 밤새워 가까스로 접수시키고 4월 29일 인천대에서 두 번째로 시험을 보기로 했다. 그러나 그날 시험장은 아예 서버가 접속되지 않았다. 본사에서 온 기술자는 접속을 시도하다가 잘 안 되자 아예 자취를 감췄다. 그래도 혹시나 열릴까 해서 하루종일 기다리다 오후에야 포기하고 집에 돌아왔다.

며칠 후 토플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5월 12일 저녁 한.미교육위원단에서 시험이 있다는 통보였다. 부랴부랴 선약을 취소하고 시험장에 갔건만 거기도 준비가 안 된 건 마찬가지여서 오후 7시에 시험 시작인데 9시까지 기다리다가 허탈하게 나와야만 했다.

정말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 차라리 접수시키지 못해 안 가면 덜 억울하다. 이래저래 시간 뺏기고 돈 들고 분통이 터지는데도 토플 시행사 측에서는 시험을 취소하든가 다시 또 신청하라고 한다. 언제까지 이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당하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조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