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갑부들의 재산환원/문창극 워싱턴특파원(취재일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의 한 기업인이 지방 무명대학에 1억달러(약 8백억원)를 희사,화제가 되고 있다.
뉴저지주 글래스보로 주립대학에서는 6일 주지사·교수·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업용 용광로제작회사인 인덕터섬사 헨리 로완사장의 기금전달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로완씨는 기금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는 1953년부터 이 지역에서 기업을 일구어 주민과 지역사회 덕분으로 사업에 성공,연간매출 5억달러에 5천명의 종업원을 가진 회사로 성장시켰는데 이제는 이 지역에 자신이 빚을 갚을 때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이 사회의 근본이므로 이러한 기부행위가 이 지역과 지역주민에 유익한 공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엄청난 금액을 희사키로 결정하기까지 부인과 6개월간 고심했음을 토로,자신의 결심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 기부와 관련,반대급부를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학교 이사회에 참여도 원하지 않고 기부금의 용도를 감독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돈을 학교의 경상비로 사용치말고 학교의 성장을 위해 쓸 것과 추가재원이 생겼다고 뉴저지주 정부가 이 학교에 대해 지원을 중단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학교당국은 이 기부금으로 공대를 새로 설립,대학을 대학교로 승격시키고 그를 기념하기 위해 학교이름을 로완 주립대학교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미국 기업인들이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시킨 예가 결코 드물지 않다.
작년만해도 컴퓨터회사인 BMC소프트웨어사의 무어회장은 휴스턴대학교에 5천만달러(약 4백억원)를 희사했으며 79년이후 5천만달러 이상을 대학교에 기증한 인물만 8명에 달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과학박물관은 과학자이자 정치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이 2백년전 기탁한 기부금으로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이같은 전통이 미국을 세계의 강대국으로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 아닐 수 없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