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랩 그룹『아이스-티』히트곡『경찰킬러』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미국 랩 그룹 아이스-티(Ice-T)의『보디 카운트』앨범 중「경찰킬러」라는 곡이 미국 전역에서 반감을 일으키는 가운데 음반 판매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6월 이후 각종 사회단체는 물론 정계에서도 이 노래를 보이콧하고 있으나 음반은 날개돋친 듯 팔리는 바람에 파문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미국 하원의원 60명은 최근 아이스-티의 음반을 내고있는 타임워너사에 대해『아이스-티의 음악이 폭력을 조장하는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의원들은 이 서한에서 경찰을 살해한 사람들을 옹호하고 경찰을 돼지에 비유,『죽는다, 돼지들이 죽는다』라고 계속 외쳐대는 아이스-티의 노랫말이 비열하고 수치스런』것이라 비난하고 있다.
부시대통령도 최근 공개석상에서 이 노래가 매우 불건전하다는 견해를 피력, 그동안 흑인 표를 의식해 자제해왔던 비난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6월 하순이후 판매량이 두 배로 치솟아 음반이 나온 3월부터 지금까지 41만 여장이 팔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아이스-티 사건은 6월초텍사스주 법 집행협의회가 타임워너사에 음반 배급을 중지할 것을 요청하면서 시작돼 지금은 랩 음악과 흑인들에 대한 반감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아이스-티는 이처럼 비등하는 반대 여론에 대해『할리우드영화나 백인들의 음악에도 경찰·정부에 반대하고 폭력을 부추기는 내용이 많다』면서 흑인들의 랩 음악이라고 해서 보이콧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타임워너사의 제럴드 레빈 사장은 최근 월 스트리트 저널지 기고에서『아이스-티의 노랫말은 폭력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불우한 흑인 소년들의 고통과 비참함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며 음반배급을 취소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