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설득력·아이디어가 생명"홍보대행 전문가 박재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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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박재수씨(32)는 홍보대행전문가다. 각 기업체·관공서등에 홍보를 주 업무로 하는 사람은 많지만 남의 사업을 대신 홍보해 주는 홍보대행전문가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후반부터다. 종합홍보대행사인 메리트 사에서 박씨가 하는 일은 아주 다채롭다. 이른바「언론 플레이」로 불리는 매체관리에서부터 최근 크게 유행하는 이벤트사업 등을 치려냄은 물론 때로는 전시회도 관리한다.
『홍보대행은 매력적인 직종입니다. 항상 새롭거든요. 고객사가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똑 같은 일이 거의 없습니다.』
유사한 일의 반복을 못 견디는 성격탓에 구불구불 인생을 살아온 박씨가 홍보대행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지난해 5월께. 연세대 금속공학과·외대 영어통역대학원을 졸업한 박씨는 유창한 영어회화 능력을 써먹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다이내믹한 직장생활이 가능한 업체를 고르다 이 회사에 들어왔다. 고객이 주로 외국회사인데다 아직 국내엔 드문 이색직종인 것도 매력이었다.
『홍보대행은 새 분야입니다. 장래성이 있는 사업이지요. 이 분야에 초기에 뛰어든 만큼 선발주자로서 노하우 습득 등 이득을 노리고 있습니다.』박씨는 홍보대행은 매일 같은 일의 반복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정사의 홍보 직 과는 다르고, 또 단순히 대 언론관계만을 전담하지 않고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는 점에서 기존의 홍보 직 과도 차별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88년 서울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세계 각 국의 기자를 초청해 성화주자로 뛰게 함으로써 기자들이 자연스럽게 자국신문에 서울올림픽을 알리도록 한 것도 홍보대행의 큰 성과라고 말한다. 박씨는 홍보대행전문가의 자질로 설득력을 우선 꼽는다. 『고객 사를 유치할 때 시사회를 갖습니다.「당신네 회사가 노리는 홍보효과를 이런 식으로 달성하겠다」 는 계획을 설명하는 것이지요.』
설득력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다. 반짝반짝한 아이디어는 고객을 휘어잡는데 큰 무기가 된다.
박씨가 최근 집중적으로 매달리는것은 키위판촉이다. 키위의 영양과 독특한 맛을 선전하기 위해 키위인형을 마련하고 백화점등 대형유통센터에서 시식회를 꾸준히 갖고 있다. 『외국물건을 홍보해야 하는 것이 다소 찜찜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개방은 피할 수 없는 물결이고 나름대로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씨는 장차 구미 등에 홍보대행 업으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외국기업은 광고지출과 홍보대행지출 비용이 엇비슷할 정도로 홍보대행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외국기업의 생리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만큼 외국에 진출하는 우리나라 회사를 위한 홍보대행을 하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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