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주가, 끓는 증시 표정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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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증시가 호황을 보이자 갖가지 눈에 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가 하면, 이 때문에 빚을 내 주식투자 대열에 뛰어드는 투자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돈주머니가 넉넉해진 기업들도 투자수익 극대화나 지분확대, 경영권 인수 등을 위해 다른 기업 출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①'사상최고가' 사상최다
거래소 137개 코스닥 116개

코스피는 14일 1605.77로 마감하면서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 들어 19번째 기록이다. 이처럼 증시가 올 들어 계속 상승세를 타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종목이 늘어나고 있다.

14일 증권선물거래에 따르면 올 들어 거래소 137개 종목과 코스닥 116개 종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거래소의 경우 사상 최고가 기록 종목이 1월 8개였으나 3월 10개, 이달 들어서는 10일까지만 80종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그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종목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05년으로 63종목에 불과했다.

한국개발금융의 경우 지난 10일 주가가 7만25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저가(1998년 7월13일 260원) 대비 2만7785%에 해당하는 수치다. 98년7월에 1만원어치의 주식을 사서 보유하고 있었다면 10일에는 278만원 이상 됐다는 얘기다.

② 개인들은 빚 내서 투자
4월 대출금 1월보다 71% 늘어

이처럼 증시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자 '남의 돈으로라도 주식을 사두자'는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8개 증권사와 한국증권금융의 4월 평균 대출금액은 5조8435억원으로 지난 1월 3조4142억원보다 71% 가량 늘었다. 이 중 주식매입을 목적으로 한 주식매입자금대출금액은 4월 평균 4849억원으로 1월 3747억원보다 29%가량 늘어났으며, 신용융자금액은 1조8817억원으로 2307억원보다 무려 715%나 증가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4월 평균 5175억원으로 1월 2720억원보다 90% 가량 늘었으며, 동양종금증권도 3577억원으로 1895억원보다 88%가량 증가했다. 유가증권담보대출만 취급하는 증권금융은 5965억원으로 5076억원보다 17%가량 늘어났다. 굿모닝신한증권 잠실롯데캐슬지점 장무일 차장은 "증시가 계속 오르는데다 하반기에도 강세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돈을 빌려서라도 주식투자에 나서겠다는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③ 기업은 타사주식 사들여
작년 대비 매입금 200% 급증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상장사들의 타 법인 출자 또는 출자지분 처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상장사 66개사가 5조289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회사 수는 26.92%, 매입금액은 203% 급증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활황일 때 기업들도 타사 지분 매입이나 기업 인수 등을 많이 한다"며 "특히 올해 들어서는 대한항공.현대상선 등 대규모 법인들의 영향으로 타 법인 주식투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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