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우리도 후보 띄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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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런 기류는 '민주당이 기반이 된 통합'을 역설하고 있는 박상천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그는 취임 한 달을 맞아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당도 좋은 후보감을 발굴해 한나라당을 이길 후보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과 김한길 의원이 이끄는 중도개혁통합신당과의 통합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자체 후보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불출마 이후 범여권의 각 정파는 '대통합 신당'을 함께할 우선적인 대상으로 민주당을 꼽고 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박 대표가 정세균 의장을 만나 '통합에서 열린우리당 색채를 빼야 한다'고 강조하고, 통합신당과의 협상에서도 여유를 두는 것은 '몸값'을 최대한 올리자는 계산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국민중심당에서 이적한 이인제 의원의 입당도 독자후보론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의원은 대선 구도가 어떻게 짜이느냐에 따라 또다시 주자로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도 "지금은 중도개혁정당 건설 이상을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그런 정당이 생기면 경선을 통해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조순형 의원도 대선 주자로 꾸준히 거론된다. 한 통합파 의원은 "향후 통합이나 후보 단일화를 위해 대선 주자가 꼭 필요하다면 조 의원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박상천 대표도 지지자들로부터 대선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내에서는 한화갑.장상 전 대표와 4.3 전당대회에 출마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김영환 전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호남에서의 지지를 무기로 열린우리당과 탈당 그룹으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는 민주당이 독자 대선 후보를 옹립하겠다고 나설 경우 범여권의 통합 방정식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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