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훈기자의숫자로보는게임세상] 16.5 ㎢ … 리니지 가상공간 '아덴월드' 면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온라인게임의 가상공간 규모를 한번 알아볼까요.'리니지'라는 게임은 잘 아시죠. 엔씨소프트가 1998년 서비스하기 시작해 현재 세계 50개국에 진출한 게임입니다. 온라인게임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16.5㎢는 바로 이 게임 속에 만들어진 가상공간인 '아덴월드'의 면적입니다. 이는 여의도의 약 5.5배, 축구장 4만8500개와 맞먹습니다. 리니지 가상공간에는 캐릭터 1000만 개가 들어갈 수 있는데요, 캐릭터당 평균 0.5평 정도를 차지한다고 가정해 산출한 것이지요.

리니지에는 현재 이 같은 크기의 가상공간이 48개 있습니다. 모두 합치면 서울시 면적의 1.2배 정도 되지요. 48개로 나뉘어 있는 것은 게이머들이 한꺼번에 하나의 공간에 접속할 경우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서버를 각각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이용자가 늘면 서버의 수, 즉 가상공간의 수도 증가하는 것이고요. 리니지의 시대적 배경은 중세입니다. 게이머들이 군주나 기사.요정.마법사 중 하나의 역할을 선택, 아덴월드에서 커뮤니티를 구성해 서로 돕기도 하고 치열한 전투를 벌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게이머들은 게임 속에서 둘도 없는 친구를 사귈 수도 있고 로맨스를 즐기기도 합니다. 실제로 젊은 게이머들 중에는 리니지를 하다가 눈이 맞아 결혼을 한 경우도 적잖습니다.

아덴월드에는 캐릭터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성이나 광장 등이 존재합니다. 또 나무가 울창한 숲이 있어 사냥을 할 수도 있고, 시장이나 물웅덩이가 있는 마을도 있습니다.

게이머는 가상공간 속에서 자신의 분신격인 캐릭터를 통해 갑옷이나 활.약품 같은 아이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트리가, 요즘 같은 결혼 시즌에는 웨딩드레스가 많이 거래됩니다. 현재까지 리니지 게임 속에서 만들어진 아이템은 약 14억 개에 달합니다.

가끔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다 PC방에서 실제로 다툼을 벌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으시지요. 아이템은 캐릭터끼리 거래하는 것인데 캐릭터를 내세워 만든 아이템을 가진 게이머를 찾아가 윽박질러 빼앗거나 돈으로 매매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분쟁이지요.

지금 이순간에도 리니지에 접속해 즐기는 게이머는 12만 명가량 됩니다. 48개의 서버별로 구분하면 한 개의 서버당, 즉 하나의 아덴월드에는 약 2500명이 늘 접속해 있는 셈입니다. 여의도의 약 5.5배가 되는 면적에 2500명이 게임을 즐기다 보니 게이머들은 실제보다 훨씬 더 광활한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게이머들은 비록 20인치 안팎의 모니터를 통해 아덴월드를 바라보지만 자신의 분신인 캐릭터는 실제 생활공간보다 훨씬 큰 세상에 있는 겁니다.

장정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