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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군도/동남아 6국 영유권 다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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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베트남·비 등서 현지에 군대 파견/석유·가스보고… 50년대까진 불서 점유
석유와 가스가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남중국해상의 남사(스프라틀리)군도가 동남아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 군도의 막대한 전략 및 경제적 잠재력 때문에 중국·베트남·말레이시아·필리핀·대만 및 브루나이 등 6개국믄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제각기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
산호섬과 환초 및 암초로 이루어진 보루네오와 베트남해의 중간에 위치한 남사군도는 태평양으로부터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주요 해로상에 있으며 석유회사들은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 탐사권을 얻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군도는 1950년대 중반까지는 프랑스의 지배하에 있었으며 이어 필리핀에 기지를 확보하고 있던 미국과 베트남의 캄란만에서 활동중이던 구소련이 이 지역에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이 대치상황은 필리핀으로부터의 미국 철수와 구소련의 해체로 끝났다. 이에 따른 힘의 공백은 주변국들에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특히 이 지역의 석유매장 잠재력이 이들 국가의 관심을 크게 자극했다.
중국은 이 군도를 남사군도라고 지칭하면서 섬전체에 대해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 북경당국은 이 군도에 6개 수비대를 주둔시키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선박을 이용,병력 수백명을 교체하고 있다고 서방 외교관들은 전했다.
베트남은 북경당국이 지난 88년 병력을 증강할 때 베트남해군 보급선 3척을 격침시키면서 72명의 베트남 해병을 살해하고 9명을 포로로 잡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간의 관계는 북경당국이 지난 5월 미국 크레스턴 에너지사와 스프라틀리군도∼베트남 해안사이의 석유탐사를 위한 협정을 체결함에 따라 더욱 긴장하고 있다.
베트남은 이 군도 21개섬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으며 한 곳에는 비행장도 건설했다. 베트남은 이 군도가 그들이 대륙붕에 이어져 있다는 근거에 따라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중국에 대해 크레스턴사와의 석유탐사협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79년 이 군도의 환초 등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했으며 83년 테룸부 라양 라양 환초를 점령했다.
말레이시아는 이어 3개섬에 군대를 주둔시켰고 비록 영토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영업시작을 보류했지만 테룸부환초에 리조트를 건립,가장 먼저 군도의 일부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필리핀도 1958년 법령을 통해 스프라틀리군도를 필리핀영토의 일부로 선언,이 군도를 카라야안이라고 부르고 있다.
마닐라당국은 필리핀의 팔라완성에 인접한 53개의 섬과 암초 등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비행장 1개소를 포함하여 8개섬에 군대를 파견했다.
필리핀 외무부의 호르게 코퀴아 법사국장은 중국의 스프라틀리군도 석유탐사가 필리핀이 주장하는 섬들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필리핀은 중국의 석유탐사를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필리핀은 스프라틀리군도에 가장 인접해 있는 국가』라고 지적하고 『안보적 중요성 때문에라도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지난 3월20일 이 군도에서 중국 어부 7명을 체포했다. 이들 어부는 불법입국 및 필리핀에서 불법화돼 있는 어로작업때 청산가리 사용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필리핀당국은 지난 4월 북경당국과 비밀협상을 가진 끝에 이들 어부를 조용히 추방했다.
스프라틀리군도를 남사라고 부르는 대만은 전중국영토에 대한 주권행사 주장의 일환으로 영유권을 주장한다.
대만은 이 군도 중앙에 있는 타이핑섬을 출입하는 대만 어선들을 위해 레이다관측소와 지원시설을 포함한 군사기지를 유지하고 있다.
한 대만당국 대변인은 이 군도에 대한 대만측의 주장을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남사가 항시 중국인민에 속해 있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들이 많다』고 말했다.
브루나이는 스프라틀리군도의 서남단에 있는 루이사암초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영국정부를 통해 지난 79년 말레이시아의 영유권 주장에 대해 항의한 바 있다.<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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